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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렌이 운다

by Chong Sook Lee
(이미지 출처:인터넷)


사이렌 소리가

밤을 찢는다

어디로 가는지

급하게 간다

누군가가 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불자동차가

눈 부릅뜨고 달려간다

사이렌 소리에

누워있다 창문을 연다

연기가 나는 것 같다.

어디에 불이 난 것 아닐까

불길한 예감이 든다


불난 것은 아닌지

금방 소리가 작아지며

멀어져 간

사이렌 소리로

잠이 깨어

가슴이 두근거린다

잊어야 할 것은

잊지 않고 생각난다


아파트에서 살던 때

옆집에 살던 애가

문을 못 열고 불타 죽은

생각이 난다

얼마나 뜨거웠을까


옆집에서

콩콩 거리며 뛰어다니던

세 살짜리 어린것이

새까맣게 탔다는 말이

사이렌 소리만 들리면

자꾸만 생각이 난다


그 아이가 살았으면

43살일 텐

어린 게 불에 갇혀

죽은 생각 하면

지금도 가슴이 찢어진다


사이렌 소리

아주 멀리서 작게 들린다

사이렌 소리 없는

세상은 없을 것이다


어딘가에 불이 나고

사고가 나고

숨이 넘어가는 곳으로

가야 하기

이 밤도 사이렌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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