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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늘이라 좋아요
by
Chong Sook Lee
Aug 22. 2021
(사진:이종숙)
오늘은
그저
그런 날이라서
더욱 정감이 가요
특별한 일없이
조용히 지나간 날이라
더없이 평화로워요
무슨 날
이 될까
궁금했는데
이런
날이라 더 좋아요
어제는
어제의 나로 살았고
오늘은
오늘의 나로 살아요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를 닮았지만
조금은 다르듯이
내일의 나는
어떨지 몰라서 좋아요
같이 노는 사람들이 없어
조용하고 심심하지만
텃밭에는 아직도
친구들이 많아 외롭지 않아요
쑥갓은 가는 가을이 아쉬운지
꽃을 예쁘게 피우고 있어요
봄보다
여름보다
지금 핀 꽃이 더 예쁜 이유는
떠나기 전이라
그럴 거예요
가기 전
에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해 피는 마음이 보여요
봄 여름
벌레 때문에 힘들었던 장미는
가을에 봄을
맞은 듯 새로 살아났어요
가을이
가기 전에
겨울이
오기 전에
활짝
피어 보고 싶나 봐요
호박꽃은 여전히
피고 지지만
호박에게만 주는
주인님의 눈길이 서운해서
힘이 없어요
그래도 여름에 받은 사랑으로
가을을 맞아요
꺽다리 해바라기는
커다란 입에 씨를
하나 가득 물고
짧아지는 해만 바라봐요
오늘은
그냥 그런 날이라 좋아요
하늘을 보고 땅을 보아도
특별하지 않아 더 좋아요
어제를 닮았어도
다른 오늘
오늘은
오늘만의 모습으로
찾아와서 더 좋아요
오늘은
어제가 아니고
내일이 아니고
오늘이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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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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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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