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이렇게 가면 겨울이 덩달아 온다. 하얀 눈이 쌓이고 텃밭은 그동안의 노고를 달래며 겨울잠을 잘 것이다. 눈이 녹고 꽃이 피는 봄이 오면 텃밭도 기지개를 켜며 다시 땅을 열 것이다. 오고 가는 계절 속에 조금은 쓸쓸한 가을을 맞고 보내며 또 다른 계절을 향해 간다. 가을이 있기에 겨울이 오고 겨울이 있기에 봄을 기다리는 우리네 삶이다. 가을걷이를 마치고 나니 텃밭이 허전하다.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부지런한 남편은 텃밭을 갈아엎을 준비를 한다. 땅속에서 볕을 보지 못한 흙을 위하여 한번 뒤집어 주면 해충 방지에 좋다고 한다. 서리가 온다는 소리에 엉겁결에 추수를 하고 나니 이제는 눈이 와도 걱정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