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입맛 살리는 오징어 볶음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바람이 차다. 이런 날은 맛있는 게 먹고 싶다.

여러 가지 반찬도 좋지만

입맛을 잡아주는 한 가지의 반찬이 좋다.

매콤 달콤한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

냉장고에 있는 오징어가 생각난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을까 하다가

매콤 달콤한 오징어 볶음을 해 먹기로 했다.




재료를 찾아본다.

빨간 피망과 당근, 풋고추와 호박

그리고 양파와 파가 있으면

울긋불긋한 오징어볶음을 만들 수 있다.


일단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다.

썰어놓은 오징어와 야채를 집어넣고 볶는다.

볶으면서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넣는다.

마늘과 생강 그리고 소금과 설탕과 간장을 넣어

간을 맞춘다.

국물이 다 졸아들 때까지 센 불로 빨리 볶는 게 요령이다.

오징어 볶음을 너무 오래 볶으면

물이 흥건하게 나오고

야채가 너무 익어버리면 질척해서 맛이 없다.

한마디로 한꺼번에 다 집어넣고

순식간에 후다닥 볶아야 맛있다.

야채가 질긴 야채가 아니니

색이 죽지 않게 빨리 볶아야 색도 살고 맛도 좋다.

프라이팬에서 익어가는 오징어로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밥 한 그릇에 오징어 볶음을 얹고 먹어본다.

특별한 것도 아닌데 특별한 맛이다.

매콤 달콤하다.

밥에 얹어 먹고 국물에 비벼먹는다.

무엇을 해 먹을까 고민할 것도 없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식당에서 먹는 것과 똑같다.

오징어도 많고 야채도 싱싱하다.

오징어 한 마리에

야채 몇 가지로 해결한 점심이다.

남편과 둘이 맛있게 먹고도 남았다.

재료를 한꺼번에 집어넣어

만든 오징어볶음이 입안에서 춤을 춘다.



(사진:이종숙)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게 온 오늘과 사이좋게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