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작가님의 출간 소식을 브런치를 통해 알게 되고 축하의 댓글을 주고받으며 인연은 시작되었다. 작가님의 글은 해박하고 명쾌하여 정감이 넘치는 좋은 책을 내셨으리라 생각하며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간다.
(작가의 약력과 딸에게 전하는 말)
책 첫 장에 저자의 약력과 딸을 향한 간절한 생각이 적혀 있다.
인간은 얼마만큼 이기적으로 살 수 있는가?
아무런 죄책감 없이 불안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살 수는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어 간다. 사랑하는 딸을 시집보내며 딸이 너무 아까워서 배앓이를 했던 작가님의 기적 같은 삶이 보인다. 가난해도 그렇게 가난할 수 없는 아버지와 결혼한 엄마의 삶은 희생과 헌신의 인생이었다.
삶을 거부하는 대신에 시종일관 수용하고 미소를 잃지 않으며 자신의 신앙 속에 사신 친정엄마를 보며 자란다. 소박한 꿈을 소중한 꿈으로 알고 사신 엄마의 삶이 싫어 모르는 체하며 자신의 꿈을 위해 이기적이 되어야 했던 저자는 이기적인 것이 아니고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한 길을 걸은 것이다. 주위의 반대에도 주저앉지 않고 피나는 노력으로 본인의 삶을 위해, 본인의 뜻을 이루기 위해 살아온 저자는 이제 딸도 이기적인 삶을 살기를 바란다.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어린 두 자녀를 떼어놓고 이태리로 1년을 유학하고 부모님과 시부모님의 남아 선호 사상의 틈바구니에서 자아를 찾아 살아온 저자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찾아가는 한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찾는다. 여자이기 전에, 딸이고 며느리이고 아내 이기전에 한 인간으로의 삶을 찾아 살며 존중받기를 원한다.
본문 125 p
투철한 인간의 의식 없이는 절대 이기적인 삶을 살 수가 없다. 삶을 위해, 사랑을 위해, 가족을 위한 삶은 끝없는 희생과 헌신을 요구하고 때로는 강요당한다.
한국에서의 결혼생활은 고공의 외줄 타기라 한 작가의 말이 백번 공감이 간다. 자신의 뜻과는 관계없이 살아야 하는 삶이다. 살기 위해서는 앞만 보고 살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수많은 유혹과 좌절과 절망 속에서도 가야 할 길을 걸어가며 뜻을 이루는 자는 위대하다.
최선을 다하는 삶에서 사랑도 평화도 있다. 사고가 다르고 환경이 다른 삶을 인정하고 살아갈 때 존중도 가치도 있다. 남아 선호 사상 속에서 아픔을 느끼며 자라야 했던 딸이 한 인간으로 살기를 바라기까지 오랫동안 침묵하며 기다려야 했던 저자의 이기는 희생과 헌신 속에 피어난 삶이라는 아름다운 꽃이다.
꽃 하나가 피기 위해서는 참고 기다리며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집가는 딸의 행복한 삶은 자신의 행복임을 알기 때문에 인간으로 살기를 간절히 바라는 엄마의 사랑이 넘치는 저자의 마음을 읽는다.
부모님과 시부모님 그리고 남편과 자식들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언덕이다. 비빌 언덕이 없었으면 이루지 못했을 꿈을 이루어 나가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분들의 문화사상을 이해하게 되었고 딸은 그런 사회의 인식을 뛰어넘어 자신을 살아가기를 원하는 저자의 마음이 책에 묻어난다.
본문 263 p
삶은 혼자서 살 수 없고 남을 위해서만 살 수도 없다.
희생과 이기가 함께 조화를 이루는 삶이라야 진정한 삶이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접었던 일이라고 믿었던 것은 단지 핑계에 불과했던 것이다.
내가 키운 아이들은 너무나도 이기적으로 잘 살아가는 것을 본다.현대의 교육은 이기를 가르친다.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자신을 먼저 챙기라고 한다. 자신이 있으므로 타인도 존재한다고 배운다. 부모들 시대에서는 나의 희생을 높이 평가했지만 지금은 내가 있어야 남도 존재한다고 배운다.
인식은 시대에 따라 서서히 변한다. 우리가 믿었던 것들이 잘못된 것을 알고 고치며 적응하며 살아간다. 그때는 모두 그렇게 사는 것이 최선이었듯이 현대는 또 다른 방식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내게 손 벌리지 않고 내가 그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아가고 기대나 지나친 관심도 원치 않는다.
부모를 부양하고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시대는 갔다.
각자도생의 길을 걷는다. 살아남기 위해 사는 게 아니고 즐기고 행복하기 위해 살아간다.
여행은 사치였던 시대가 아니고 인생이라는 운동장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뜻을 이루며 살아가면 된다. 저자는 오늘도 자신을 위해 매일매일 운동을 하고 꿈을 향해 도전하고 산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등을 맡기고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상대의 등이 외롭지 않게 따스함을 감싸주고 산다.
본문 214 p
교수로서, 엄마와 아내로서, 며느리와 딸로서, 이제는 친정엄마로 열심히 살아오며 꿈을 향해 걸어가는 작가님의 앞날에 밝은 태양이 비춘다. 딸의 행복을 위함이라면 자신의 존재를 잊어도 된다며 넘치는 사랑으로 딸의 행복을 기원하며 글을 맺는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가슴으로부터 강렬하게 흘러나오는 모정에 고개 숙인다. 진정 엄마는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