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리워지는 시월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시월이 갔습니다

시월이 갔다고 하니

벌써 그리워집니다

같이 있을 때는 갈 줄 몰랐는데

막상 가버리고 11월이 오니

더욱 그립습니다


그 예쁘고 아름답던 단풍잎이

땅에 떨어지고 낙엽이 되어

계곡물을 따라 강으로 가서

흔적조차 없는데

시월이 자꾸만 보고 싶습니다


한번 간 시월이 다시 올리 없지만

자꾸만 그립습니다

사랑하던 마음이 남아있고

설레던 마음이 남아있는데

시월은 매정하게 떠나고

그리움만 남았습니다


따라가지 못한 채

남아서 11월을 맞이 합니다

나목과 마른풀과 낙엽을 낳고

말도 없이 기약 없이

야속하게 가버린 시월

삶은 만남이고 이별이지만

가버린 시간은 늘 미련을 주고 갑니다


시월이 가버린 뜰에서

시월이 남기고 간 고독을 새깁니다

사랑한 마음보다 더 큰 그리움을

가슴에 담고 시월을 보냅니다


낯선 11월을 맞으며

가버린 시월이

더없이 그리워지는 것은

다시 만나기 위해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쁨은 슬픔 뒤에 오고

사랑은 기다림 뒤에 오기에

11월이 갈 때

어쩌면 나는 11월을 사랑하게 되고

11월을 그리워하며

12월을 맞을 것입니다


지나간 세월이

그리워도 다시 오지 않습니다

한번 가면 오지 않는 것은

계절만이 아닙니다

젊음도 사랑도 추억도

다시 오지 않기에 그리워집니다


떠나며 돌아보지 않는 것이

시월만이 아닙니다

추억 속의 사람이 되어버린

그리운 사람들도

만날 수 없기에 더욱 그립습니다

가버린 월처럼

떠나버린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시월이 갔습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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