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데이가 온다고 코스튬과 초콜릿을 사고 집 안팎으로 호박과 귀신들 장식을 하더니 11월이 되고 그 모든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장식도 코스튬도 사라지고 초콜릿은 하루 사이에 반값 세일을 한다. 하루를 위해 한 달을 기다렸던 사람들은 이제 크리스마스를 향해 간다. 며칠 모자라는 두 달 동안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며 선물을 장만하고 포장하고 장식하며 하루를 기다린다. 원래의 의미와 역사는 상관없이 들떠서 시간을 보낸다.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 소소한 것들을 대단하게 생각하며 산다. 해마다 11월 첫째 주일에 맞춰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한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온 식구가 매달려서 이러쿵저러쿵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며 장식을 달았는데 지금은 남편과 둘이 아이들을 위해 한다. 나무 아래에 선물을 쌓아놓으면 밤에 잠도 못 자고 아침 새벽에 일어나던 아이들이 분가를 하고 이제는 손주들을 데리고 오는 크리스마스 하루를 위해 준비한다. 사느라고 고생하면서도 희망을 가지고 사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태어난 사람은 결국 죽음을 피해 갈 수 없지만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산다. 영원히 세상에 머무를 것처럼 기대와 희망으로 앞으로 간다.
작년 크리스마스는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불어나는 코로나 확진자를 억제하기 위해 락다운으로 크리스마스에 가족을 만나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그나마 백신이 나오고 접종을 하며 위드 코로나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확진자보다 위중증 환자 위주로 상황을 지켜보며 준비한다고 하지만 어찌 될지 모른다. 백신이 보호하고 코로나에 걸리더라도 경증으로 만든다고는 하지만 돌발 변이종으로 인한 환자는 여전히 증가하기에 두렵다. 면역력을 높이며 조심하지만 2차 접종을 맞아도 6개월이 지나면 백신 효과가 떨어져서 부스터 주사를 접종해야 한다는데 그것도 걱정이다.
어제 플루 예방접종을 하고 밤새 불편해서 잠을 설쳤다. 어깨는 당연히 아프지만 온몸이 뻐근하고 으스스 떨리며 몸살기가 있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주사 맞은 팔이 아파 한쪽으로만 잤더니 몸 전체가 뻐근하다. 코로나 2차 백신 후에 얼마나 아팠는지 다시는 예방접종을 안 하겠다고 했는데 또 맞고 고생한다. 예방 주사 맞을 때마다 이렇게 불편하고 아프지만 플루로 고생하는 게 너무 무서워 고통을 감수하며 접종을 한다. 플루 예방 주사를 맞았는데도 작년 1월에 감기에 걸려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아픈 게 너무 무섭다. 2주를 꼬박 누워 기침과 가래 때문에 고생했는데 지나고 보면 코로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
그때만 해도 이곳에 코로나가 없었기에 당연히 지독한 감기로 생각하고 약을 먹고 넘겼지만 죽을 고생을 했다. 남편이 2주 동안 앓고 내가 바통을 이어받아 2주를 앓았다. 그 후 얼마 있다가 코로나가 유행하여 락다운을 한 뒤로 작년 가을에는 약사가 직접 집으로 와서 예방접종을 해주고 갔는데 다행히 플루로 고생하지 않았다. 이번에 플루 주사 맞고 이달 말에 부스터 접종을 하는 것으로 코로나 해방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10살짜리 손자가 태어났을 때 맞기 시작한 플루 접종인데 지금껏 해마다 맞다 보니 연중행사가 되었다.
하라는 대로 하며 살다 보니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누군가가 조정하는 대로 움직이는 로봇이 되어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 세상이 급격히 변하기 때문에 알던 것도 모르는 것이 되고 자신이 없어 무엇을 아는지 조차도 모르겠다. 누가 주인인지 모르는 세상에서 산다. 국민이 먼저인지 아니면 정치인이 먼저인지 그들의 결정에 따라 해야만 하는 세상에서 산다. 법을 만들고 규율을 만들며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 까지는 좋지만 매사에 규제하고 명령하며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 세상이라 한편으로 두렵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세상이 되어도 아무 소리 못하며 따라야 하고 바른말을 못 하는 세상이 되어가는데 그러려니 숨죽이고 산다.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이 살기는 편하지만 주체성은 죽어간다.
잘못된 역사도 있고 숨겨진 역사도 있다. 책에 나온 역사도 허점이 있고 증인은 사라져도 세상은 돌아간다. 세월 따라 속속 드러나는 진실도 많다. 지금 잘한다고 한 것이 세월이 지나면 잘못된 판단일 수도 있다. 옳고 그름은 국민이 알고 역사가 판단한다. 지금은 눈 가리고 넘어갈 수 있어도 밝혀지는 날은 온다. 무엇이 잘한 일인지 무엇을 잘못하는지 모르고 산다. 따지지도 않고 따질 줄도 모르고 하라는 대로 하는 세상에서 목숨을 이어간다. 생각하면 한심하지만 세상이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고 사람들도 그런 세상을 만든다. 이기와 독선이 판을 치고 목소리 크면 이기는 세상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편을 가르고 산다.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범하다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숨기고 감추고 눈감아 주는 세상이고 힘이 없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냥 보고 당할 수밖에 없다. 어디에도 주종관계가 있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다.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면 되는 세상이 아니다. 잘못은 따지고 고치고 받아들여야 하고 보여주어야 한다. 두리뭉실 주먹구구식으로 넘어가지 말아야 하는데 현실은 아니다. 법 아닌 법이 판치는 세상에서 벙어리가 되어가고 귀 머거리가 되어간다. 희망도 기대도 없는 하루살이가 영원히 살듯이 헛 날갯짓을 하며 살아간다.
세계정상들이 모여서 자연환경을 위한 회의를 한다. 다들 좋은 의견을 말하며 억대의 경비를 들여 최선의 정책을 논의한다. 발전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만들어 놓아 보니 여러 가지 나쁜 점이 나오고 그 나쁜 점을 없애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 세월이 가고 또 다른 문제가 생기면 세상은 다시 들썩인다. 자연환경을 외치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서 계몽을 하고 있다. 백신을 맞으라고 거리로 나가고 백신을 강요하지 말라고 거리로 나간다. 각자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거리로 나간다. 소상공인들은 공정한 방역을 소리치며 거리로 나서고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겠다고 나선다.
누구의 말이 맞을지 아무도 모른다. 과학자들이 최선을 다해 만든 백신도 몇백만 분의 일은 희생당한다. 희생자는 억울하지만 누구도 그게 당사자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아파서 수술을 했는데 수술이 잘못되어 더 아픈 경우도 많다. 좋게 하기 위해 만든 법이나 규율이 누군가에게는 해가 되고 희생된다. 역사이래 법이 없던 세상은 없다. 특정 종교를 국교로 만들고 종교 탄압을 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더니 전쟁 후에는 사상 탄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사상이 다르다고 부모 형제가 불목하고 고발하고 원수가 되었다. 생각이 다르다고 죽고 죽여야 하는 세상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백신을 접종하는데 부작용으로 피해받는 사람들에 대한 해결책은 없기 때문에 사람들끼리 손가락질하며 불목 한다. 백신을거부한다고 직업을 잃고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식당도 체육관도 출입을 금지하여 꼼짝없이 갇혀 살아야 한다. 죄를 지은 죄인이 아닌데도 죄인 취급을 하며 백신 접종자를 위한 사회가 되어간다.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생겨난 노조는 본래의 뜻을 잊고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과연 누구의 잘못이고 누구의 책임인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법을 만들고 누군가는 법을 따라야 하는데 피해자는 있다. 세상은 제멋대로 돌아가는데 오늘도 답이 없는 씁쓸한 독백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