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서 찾은 작은 행복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눈부신 햇살이

찬란하게 비치는

노스 사스케추언 강기슭을

따라가다 보면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만나게 됩니다

산은 아니지만

오솔길이 있어 오르내리며

마치 등산이라도 하는 기분으로

자연 속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벌써 며칠 동안의 겨울이

잠깐 왔다 가서 인지 나뭇잎들은

이미 다 떨어져 땅을 덮었고

새들과 다람쥐들은

겨울 준비를 하느라 바쁩니다

나무 사이로 비추는

햇살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나무들은 저마다의

겨울준비를 다 마치고

땅속 깊은 곳에 자리한 뿌리들은

내년 봄을 준비합니다

밤에 내린 서리가

땅 위에서 반짝거리고

숲 속은 보이지 않는 생명의 숨소리로

지난날의 사랑을 속삭입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자연을 찾으니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충만함이

가슴에 밀려옵니다

먹고 사느라 바빠

그저 남의 일이려니 하고

미루며 살았던 날들이 생각납니다


이렇게 좋은 숲을 모른척한 것이

새삼 후회스럽기 조차 하지만

늦게나마 나온 것이 잘한 듯합니다

백양나무가 빽빽이 줄을 서고

크고 작은 나무들이 얽히고설킨 채로

서로 기대어 자라고 있습니다


침엽수들은 여전히 푸르름을 자랑하며

당당하게 숲을 지킵니다

자연 속에 사람들은 작아지며

그 속에서 겸손해지고 매사에 감사하며

그 아름다움에 숙연해집니다


강물은 무심히 흘러

가야 할 곳으로 흐르고

나무들은

바람이 불어주는 대로 흔들리며

햇빛을 받으며 할 일을 합니다

순간순간 힘들었던 지난날들은

아름다움으로 잊혀가고

앞으로의 시간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줄까 궁금합니다


오지 않은 날들의 시간은

자연 속에 맡기고

행복한 순간을 만끽하며

오늘 이렇게 밖으로 나와보니

꿈속에서 그리던

환상의 여행을 하는 듯

한없이 설렙니다


하늘은 맑고 푸르며

나무들은 저마다의 속삭임으로

오고 가는 사람들과 눈인사를 건넵니다

넘어지고 꺾이고

어떤 나무들은 비바람 눈보라에

뿌리까지 빠져있습니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서 있는 동안

얼마만큼의 힘든 시간들이

지나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길가에 죽은 나무에

이름 모를 버섯들이 자라고

텅 빈 숲 속에서

봄을 꿈꾸는 새들이

바쁘게 날아다니는

숲 속을 걸으니

마음이 뻥 뚫리는 듯

여유롭고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의 내게 남은 삶도

소리 없이 나를 찾아올 것이고

말없이 나를 떠날 것입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토록 좋은 산책길이 있음에 감사하며

앞으로 내가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찾아와 멋진 나무들도 만나고

새와 다람쥐의 재롱도 보고 싶습니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이 순간에

다 털어버린 욕심 없는 나무처럼

오는 계절에 순응하는 자연처럼

남편과 함께 걸으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만큼만 행복하기를 기원해봅니다


(사진:이종숙)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바람이 되고... 구름이 되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