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계절 따라 물들어 갑니다
by
Chong Sook Lee
Nov 11. 2021
(사진:이종숙)
세상이 물들어 갑니다
노랗고 빨간 단풍이
익어가고
단풍이 산을 물들였습니다
약속이나 한 듯이
산은 온통 물이
들었습니다
좋은 사람 옆에서
나쁜 사람 옆에서
사람도 물들어
갑니다
좋은 사람은 누구고
나쁜 사람은 누구일까
사람들이 정해놓은
선악의 기준은 어디이고 무엇인가
나는 좋은 사람인가
나는 나쁜 사람인가
나는 물을 들이는 사람인가
나는
물든 사람인가
사람이 다 좋은가
사람이 다 나쁜가
좋은 사람도 나쁘고
나쁜 사람도 좋습니다
일찍 태어나 일찍 가기도 하고
늦게 태어나 일찍 가기도
합니다
병마에 시달리며
백 살까지 살기도 하고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가기도
합니다
좋은 것
만 할 수도 없고
싫은 것
만 할 수도 없습니다
좋아도 싫어도
합니다
비가
올 것 같은 하늘이
갑자기 좋아지고
맑고 청명한 하늘에
소낙비도
옵니다
아침에 좋았다가
저녁에 싫어지기도
합니다
걸어가다 넘어져서
나무에 부딪혀서 이마를
다칠 수도 있고
나무 덕분에 덜
다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일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좋은 사람이 있어도 나쁘게 되고
나쁜 사람이 있어도 좋게
될 수도 있습니다.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나무를 닮아
세상도 물들어
갑니다
오색 찬란하게 물들어 갑니다
물을 들이고
물이 들으며
어지러운 세상이
돌아갑니다
너도 나도 덩달아 물들어
아름다운 세상이 됩니다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가는 것처럼
물든 나뭇잎은 떨어져
낙엽이 됩니다
좋고 나쁘고 싫은 건
사랑과 그리움과 미움 같은 것입니다
keyword
좋은글
계절
가을
91
댓글
5
댓글
5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팔로워
2,899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숲 속에서 찾은 작은 행복
빵을 싫어하던 나는 빵순이가 되었다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