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경보가 정확하게 맞았다

by Chong Sook Lee


날이 밝을 시간이 아직 멀었는데

창밖이 훤하다.

밤새 눈이 와서

세상을 밝게 비추고 있다.



사과나무에 눈이 소복이 쌓여있다.

하얀 담요를 덮고

추운 겨울을 견뎌야 한다.

무거워도 참으며

봄을 기다려야 한다.



등 굽은 노송 위에도

송이마다 눈꽃이 피었다.

소나무 아래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토끼가 잠을 잘 것이다.



몇십 년 된 전나무 위에도

하얀 눈이 편안하게 누워있다.

거북이가 누워서

하늘을 보고 노는 것 같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눈 치우는 스노 불로워를 써야 한다.

삽으로는 도저히 안된다.

20센티 미터 온다고 하더니

더 많이 온 것 같다.



남편이 기계로 눈을 치운다.

바람이 불어 사방에 눈이 날아다닌다.

눈이 춤을 추고

바람이 신난다.

어디서 그 많은 눈이 있었을까

엄청난 폭설이다.

해마다 한두 번씩 쏟아지는

눈 폭탄이 올해도 왔다.



앞뜰로 가는 길에

화단 옆에

소나무 앞에도

기계가 큰소리치며

눈을 친다.



바람이 불어

남편의 얼굴이 안 보이지만

기계는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

쌓인 눈을 날려버린다.



앵두나무 위에도

밤새 내린 눈이

살며시 앉아 있다.

몇 해 전 봄에

앵두꽃이 필 때

눈이 와서 꽃이 다 얼었는데

겨울에 얼지 않게

눈이 와서 덮어주니 좋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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