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세상

by Chong Sook Lee


브리티시 콜롬비아 홍수와 산사태(이미지출처:인터넷)


파란 하늘이

구름과 맞닿아

회색이 되었습니다

비와 눈을 끌어안고

세상을 내려다봅니다


한 달 동안 내릴 비를

이틀에 다 퍼부어서

세상은 물바다가 되었습니다

산사태가 나서

고속도로가 무너지고

철로길이 반토막 났습니다


사람들은

산간벽지에 갇혀서

오도 가도 못합니다

가는 길은 잘렸고

가축들은 갈 곳이 없어

죽고 있는데 아무것도 못합니다


7000명의 주민들은

대피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가족 같은 가축들을

두고 갈 수 없어

버틸 때까지 버티려고 합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발이 묶인 운전수들을 위해

뜨거운 음식을 만들어주는

손길은 바쁩니다


산사태에 떠내려간 시신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돌아다니고

집으로 가야 하는데 갈 수 없는 사람들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돌아서라도 가려고 차를 돌리고

임시도로를 이용하여

하나 둘 집으로 갑니다


아직도

세상이 물에 잠겨있는데

비가 또 온다는 예보입니다

자연이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지만

바라보는 사람도 가슴 아픈데

당한 사람의 고통은

말로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고 당시의 일을 떠올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수많은 가축을 잃은 농부들이

가슴을 치며 통곡합니다

차가 떠내려가고

가축이 눈앞에서 죽어갑니다


하늘은

무심코 세상을 내려다봅니다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구름을 보고

내리는 비를 맞습니다

긴급상황을 선포하고

사태를 수습하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이미지 출처: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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