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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세상
by
Chong Sook Lee
Nov 20. 2021
브리티시 콜롬비아 홍수와 산사태(이미지출처:인터넷)
파란 하늘이
구름과 맞닿아
회색이 되었습니다
비와 눈을 끌어안고
세상을 내려다봅니다
한 달 동안 내릴 비를
이틀에 다 퍼부어서
세상은 물바다가 되었습니다
산사태가 나서
고속도로가 무너지고
철로길이 반토막 났습니다
사람들은
산간벽지에 갇혀서
오도 가도 못합니다
가는 길은 잘렸고
가축들은 갈 곳이 없어
죽고 있는데 아무것도 못합니다
7000명의 주민들은
대피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가족 같은
가축들을
두고 갈 수 없어
버틸 때까지 버티려고 합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발이 묶인 운전수들을 위해
뜨거운 음식을 만들어주는
손길은 바쁩니다
산사태에 떠내려간 시신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돌아다니고
집으로 가야 하는데 갈 수 없는 사람들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돌아서라도 가려고 차를 돌리고
임시도로를 이용하여
하나 둘 집으로 갑니다
아직도
세상이 물에 잠겨있는데
비가 또 온다는 예보입니다
자연이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지만
바라보는 사람도 가슴 아픈데
당한 사람의 고통은
말로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고 당시의 일을 떠올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수많은 가축을 잃은 농부들이
가슴을 치며 통곡합니다
차가 떠내려가고
가축이 눈앞에서 죽어갑니다
하늘은
무심코 세상을 내려다봅니다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구름을 보고
내리는 비를 맞습니다
긴급상황을 선포하고
사태를 수습하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이미지 출처: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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