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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눈깨비가 온다
시
by
Chong Sook Lee
Dec 9. 2021
(사진:이종숙)
따스한 햇살이
그리워지는 겨울
인색한 해가
나올까 말까
구름 속
에 숨어서
눈치를 봅니다
구름을 잔뜩 깔아놓고
심심한지
진눈깨비를 뿌립니다
눈도 아니고
비도 아닌데
눈이 되려다 비가 되었나
비가 되려다 눈이 되었나
눈도 비도 아닌 진눈깨비가
눈인 듯
비인 듯
허공을
헤맵니다
머리에 앉고 어깨에 앉으며
눈앞을 가리며 한없이
내립니다
떨어지는 모습은 눈일지라도
땅에 내려앉은 모습은
비가 되는 진눈깨비
눈의 모습도
비의 모습도 아닌 야릇한 모습
흐르지 않고 녹지도 않으며
비도
눈도 아닌
땅 위에 머무는 진눈깨비는
떠나기 싫어 머뭇거리는
겨울의
마음인가요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봄의
모습인가요
눈이기를 바람인가
비이기를 바람인가
비가 되지 못하고
눈이 되지 못하는 진눈깨비는
가야 할
길을 가지 못한 채
허공에서 서성입니다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휘청거리며 방황합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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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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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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