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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순응하는... 텃밭 친구들

by Chong Sook Lee


봄에는

꽃이 피는 모습을 보고

여름에는

텃밭에

채소 농사를 지으며 산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

작은 씨앗을 뿌려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면

예쁜 야채들이 앞을 다투며

세상에 나온다.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다.

물을 주고 정성을 들인 만큼

우리에게

고마움을 표현한다.


비가 너무 오거나

가물으면

힘들어하면서도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재작년에는

비가 많이 와서

달팽이가 많아

야채를 다 파 먹었는데

그 많던 달팽이는

어디로 갔는지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는

날이 너무 덥고

비가 안 와 가물었지만

심히 물을 주었더니

여름내 식구들에게

싱싱한 채소를

공급해 주었다.


올해의 봄은

너무 춥고 길어서

친구가 준 모종이

봄을 기다리다 죽고

다시 얻어 온

깻잎과 고추와

오이와 깻잎이 자라

풍성한 밥상을 선물한다


물을 주고

가지를 쳐주며

사랑을 주며

예쁘다고 하니

말귀를 알아들었는지

잘 자라는 채소가

기특해서

오며 가며 쓰다듬는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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