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눈이 하얗게 내렸다. 늦가을까지 텃밭을 지키며 서 있는 죽은 해바라기가 아직은 버틸 힘이 있는지 꼿꼿이 서서 눈을 맞고 있다. 말라죽은 지 오래되었는데 무슨 힘으로 쓰러지지 않는지 모르겠다. 가을 청소를 할 때는 꽃을 피고 씨를 맺어 차마 뽑아 버릴 수 없어 놓아 두었는데 비를 맞고 눈을 맞으며 텃밭에 서 있는 채로 얼어 죽었다. 쓸쓸하게 서 있는 고개 숙인 해바라기가 안쓰러워 뽑아 줄까 하면서도 그냥 놔뒀는데 오늘 아침에는 눈을 뒤집어쓰고 텃밭을 지킨다. 어느 날 힘이 없어 넘어져 누울 때가 있을 것이다. 해마다 피는 여러해살이 꽃들은 겨울을 거뜬히 이겨내는데 일 년생인 해바라기는 저러다가 쓰러져 생을 마감한다. 지난번에 지인이 준 해바라기 모종을 사과나무 곁에 심었더니 나름 잘 자라서 노란색 꽃을 피워내고 가을에는 까만 씨를 잔뜩 물고 있었다.
하루 이틀 더 익으면 씨를 빼서 먹으려고 며칠 더 놔두었는데 그사이 새들이 기가 막히게 알고 나보다 먼저 해바라기 씨앗을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어버린 것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새들의 먹이 찾는 본능은 기가 막히게 정확하다. 새들은 씨가 익어가기를 매 순간 보고 있었나 보다. 고개 숙이고 서있던 해바라기 씨를 어찌 그렇게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 버렸는지 황당했지만 새 먹이를 따로 주지 않는 나로서는 새들과 맛있는 해바라기 씨를 나눠먹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눈을 맞고 서 있는 해바라기가 꽃을 피울 때 너무나 꽃이 예뻐 들여다 보고 사진을 찍으며 행복했었다. 유난히 예쁜 황금색 꽃은 텃밭 전체를 환하게 밝혀주며 의연하게 서 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계절을 맞고 보내며 가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세상 만물이 참으로 신비롭다. 올 것 같지 않은 봄은 땅속으로 조금씩 다가오고 갈 것 같지 않은 겨울은 햇볕으로 녹으며 사라져 간다. 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가야 함을 받아들이며 순응한다.
처마 밑에 사는 장미도 눈을 피하지 못하고 눈을 맞고 서있다. 봄에는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벌레들에게 시달려서 기를 못 펴고 말라가더니 잎을 다 먹고 벌레가 떠나면서 다시 살아났다. 늦어도 할 일을 해야 하는 장미는 늦여름부터 늦가을까지 푸르른 잎을 자랑했지만 결국 몇 송이의 꽃을 피우며 겨울을 맞았다. 그나마 죽지 않고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오며 가며 지난봄을 생각한다. 하찮은 장미는 벌레에게 뜯겨 먹히면서도 삶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잎을 다 뜯어먹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그대로 죽나 보다 생각했는데 다시 살아나는 장미의 생명력에 놀랐다. 약을 뿌려도 되지만 혼자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기다렸더니 아니나 다를까 늦게라도 제 할 일을 하는 장미를 보며 삶의 끈기와 열망을 배운다. 기다리며 살아가는 신비로운 자연의 섭리다.
미국 켄터키 주에 27개의 토네이도가 동시로 밀려와 수많은 인명피해가 있었고 아수라장이 되었다는 뉴스를 본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라고 하는데 처참하다. 갑자기 생겨난 토네이도는 인간이 보지 못하는 어딘가에서 만들어져 자연을 파헤치고 인간 사회를 공격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사람들은 자연재해로 맥없이 쓰러진다. 인간은 자연 앞에서 너무나 무력하다. 기상 예보로 어느 정도 준비가 가능하지만 자연의 힘은 막을 수 없다. 어디서 그런 무서운 힘이 생기는지 모든 건물은 초토화되고 빌딩에 있던 사람들은 다 깔려서 찾지 못한다. 가족을 찾아달라는 애통하는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망연자실 속에서 갈팡질팡한다.
가뭄이 지속되어 땅이 갈라지면 비가 와도 비를 흡수하지 못하고 그냥 내려가 산사태를 불러온다.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그 압력으로 길은 파괴된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발전은 자연 앞에서 한없이 무력하기만 하다. 병든 지구를 살려야 한다고 앞장선 회사들이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물건을 만들어 소비자를 속이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상점에 한두 개의 100퍼센트 자연물질이라고 소비자를 유혹하고 나머지는 환경오염 물건을 판다. 유명 메이커도 50 퍼센트만 재활용 물질을 넣으며 눈속임을 하는 세상에 누구를 믿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 잘살기 위하여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보호를 위해 앞장서서 함께 걸어야 할 큰 기업들의 기본자세가 의심된다. 자연을 파괴하면 갈 곳이 없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면 언젠가는 피해가 인간에게 되돌아온다. 식량 부족 현상이 시작되고 전염병이 가지 않고 인간과 함께 살겠다고 버틴다.
아무리 방역을 잘하고 조심해도 확진자수는 늘어나고 백신 맞기를 종용하지만 새로운 변이종은 효과가 별로 없다는 보고가 있다. 몸속에 들어간 백신이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후유증으로 사람들을 괴롭힐지 모른다.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고 약효도 보증이 안되는데 백신 개발을 하며 접종을 강요한다. 안 맞으면 금방 병에 걸려 죽기라도 할 듯한 말 때문에 억지로 백신을 맞지만 후유증은 어찌할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백신을 맞고 안 맞고는 개인의 선택이다. 자신의 선택으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도 견딜 수 없는데 맞으라고 종용하여 맞은 백신으로 평생 동안 고통에 시달릴 수 있고 심지어는 식물인간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유발하고 미접종자의 일상의 자유를 빼앗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다. 갑자기 생긴 유행성 전염병으로 환자가 많아지긴 하지만 강제성은 고려해 보아야 한다.
세상은 어느 한 사람, 한 집단의 세상이 아니다. 다 같이 잘 살기 위하여 만들어진 사회가 잘 살기 위해서 법을 만들지만 몸안에 이물질을 넣는 것은 자신이 결정하게 해야 한다. 싫어도 구속당하지 않기 위해 맞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보이지 않는 주사약이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맞으라고 하면 맞는다. 사람을 위해 만든 법이 사람을 지배하고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지도 모른다. 전염을 멈추게 하기 위하여 시작된 정책이 인간을 꼭두각시로 만들 수도 있다. 인간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들의 노력에 동참하지만 한 개인의 생명도 위대함을 기억해야 한다. 완벽하지 않은데 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백신을 강요하는 것은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벌레가 생기는 이유도 있고 벌레가 떠나는 이유도 있다. 무작정 약으로 해결하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