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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사는 나무
by
Chong Sook Lee
Jan 3. 2022
(사진:이종숙)
세월을 사는 나무는
할 말이 많아도 침묵하며
찾아오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힘들어도
그냥 서 있습니다
해가 뜨면
나뭇가지에 햇살을 받고
바람이 불면
흔들리고
비가 오면 비에 젖고
눈이 오면 쌓이게 합니다
황량한
겨울을
넘긴
앙상한 가지로
봄에는
싹을 틔우고
여름에는
꽃을 피웁니다
꽃이 지면
우거진 나뭇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지친 이들을 쉬어가게 합니다
나무는
그 자리에 서서 기다립니다
가는 세월을 보내고
오는 세월을 맞으며
아픔도 고통도
기쁨도 사랑도
다 껴안고 서 있습니다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별들이 하늘을 수놓을 때
수줍은 나무는
찬란한 옷으로 갈아 입고
많은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햇빛에 감사하고
바람에 감사하며
비와 눈에 감사하며
색 바
랜 나뭇잎은
땅에 떨어져
담요가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한 나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침묵하며
쉬지 않
고 끊임없이
세월을 살아내며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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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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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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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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