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새날이 왔다. 잠을 잘 자서 몸이 거뜬하다. 날이 좋아 봄 같은 기분이 든다. 눈이 녹아 길이 엉망진창이지만 봄이 오고 있다는 신호다. 이렇게 녹기 시작 한 눈은 4월이나 되어야 다 녹고 조금씩 파릇파릇 한 새싹들이 땅을 뚫고 나오기 시작한다. 갑자기 녹은 길에 물이 고여 조심하지 않으면 지나가는 차에서 물벼락을 맞기 십상이다. 눈이 오지 않고 비가 와서 다행이지만 여기저기 물구덩이가 생겨 차가 그 야말로 흙 강아지가 된다. 차가 더러워지만 차에 오르내릴 때 옷이 더러워지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지만 이 상황에 세차를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더러워도 불편해도 며칠 참고 기다리면 조금은 나아질 것이다.
그런 것 보면 우리네 인생은 어쩌면 참고 기다리는 것이 전부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힘들어도 참고 기다리면 더 좋은 날이 올 거라 믿고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그리운 사람이 있으면 만날 날을 기다리며 참는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빨리 자라기를 원했고 성장해서 결혼한 뒤 에는 손주들을 태어나기를 기다렸는데 이제는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간다. 세월이 빨리 가도 여전히 내일을 기다리고 좋은 날을 기다리며 산다. 좋은 세상을 기다리고 살며 세상이 좋아졌는데 요즘은 좋은 세상이 점점 두려워진다. 문명이 발달되지 않은 곳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인간의 삶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의문이 간다.
인공 지능의 발달은 상상할 수 없도록 발전하는데 인간은 따라가지 못하고 산다. 앉은자리에서 천리만리를 보고 일거수일투족을 누군가가 감시하는 세상이 되었다. 전화번호로 많은 것을 알아내고 지문이나 눈동자로 사람을 인식하는 시대를 넘어 항송기 탑승권을 소지하지 않아도 손바닥만 보여주면 되는 세상에 산다. 인공지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몰라도 과학자들은 연구가 재미있어 열심히 한다. 이제 세상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는 손오공 시대를 넘어 무한하다. 세상은 대형 산업이 시장을 점유한 지 오래되어 인간의 삶을 편하게도 하지만 소상공인의 삶을 위협하는 정도를 넘어 전멸시키는 시대가 되었다.
낚싯배로 생계를 유지하던 사람들은 머지않아 낚싯배 금지구역에서는 낚시를 못하게 된다는데 그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걱정이다. 살아갈 길이 막연한 그들은 대형 해양산업에게 밀려나 산으로 가서 야생동물을 잡으며 살아야 한다. 많이 잡아 많은 수익을 남기며 몇몇 사람들은 부를 누리겠지만 날마다 조금씩 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는 힘없는 사람들은 갈 곳이 없다.
며칠 전 우연히 바다에 관한 다큐를 보게 되었다. 온갖 쓰레기와 플라스틱 사진을 보여주면서 바다가 오염되어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을 보며 괜히 나도 죄책감에 움찔했는데 계속해서 보았더니 버려지는 쓰레기나 플라스틱이 많지만 그보다 바다를 오염시키고 물고기를 죽이는 것은 고기를 잡는 여러 가지의 그물로 인한 죽음이 대다수이고 인간들의 욕심으로 대량으로 잡기 때문에 점점 바다생물이 줄어드는 것이 큰 문제라고 한다. 잔잔한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사는 새들의 배변으로 해양식물들은 영양을 섭취하며 자란다. 작은 물고기들을 고래가 다 먹는다고 비밀리에 고래를 대량으로 잡아 살생하는 현실에 놀란다. 고래가 물을 뿜어대는 산소량이 어마어마하고 작은 생선이 없어지면 해초들도 전멸하여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식품들이 없어진다.
상어의 지느러미를 비싼 값으로 판매하기 위해 상어를 대량으로 잡아 지느러미만 떼고 바다에 던져버리는 악랄한 일들이 버젓이 행해지는 현실이다. 그들은 오늘만 산다. 그들에게 미래는 없다. 아무리 지금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미래 없는 지금은 희망 없는 암흑일 뿐이다. 후세들에게 무엇을 남겨 줄 것 인가? 우리가 모르는 커다란 권력의 힘으로 물고기가 사라져 간다. 거짓으로 포장된 홍보에 속아 선량한 사람들은 바다가 죽어가는 줄도 모르고 맛있게 먹는다.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다양한 속임수에 지구를 더럽히고 바다를 오염시킬 뿐 아니라 전멸시키며 달까지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도전의 욕망으로 달려가는 인간의 끝은 어디일까.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지구에서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 수없이 생겨난다. 우리가 아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내가 살아있다는 것뿐 세상은 그야말로 비밀로 꽉 차있다. 세상을 다 안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아무것도 모르겠다. 밤과 낮이 있듯이 세상에도 어둠과 밝음이 나누어져 있다. 알지 못하는 곳에서 일어나는 모함과 부패가 몇몇 사람들의 속임수로 세상을 속이며 부를 축적하는 것을 본다. 끝을 모르며 사는 인간의 욕심이 멈추는 날은 언제가 될지 궁금하다. 아는 게 병이라는 말도 있고 모르는 게 약 이라는 말도 있다. 모르면 속 편하게 살고 알게 되면 병이 날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옛날에는 책을 통해서 보고 배우지만 지금은 눈으로 보기에 더 실감이 난다. 서민들은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급급한데 뒤에서 조작하는 큰손들은 바다에 있는 물고기를 전부 다 잡을 수 있는 그물을 만들어서 돈을 긁어모은다. 길거리에 떨어진 휴지를 하나 씩 줍고 플라스틱을 되도록 쓰지 않으려 노력하는 내 모습이 그들의 눈에는 바보 같아 보일지라도 후손들이 살 수 있는 지구를 조금이라도 남겨놓고 싶다. 눈이 녹기 시작하면 많은 휴지가 여기저기 뒹굴어 다닌다. 지역에서 여러 사람들이 나와 길 청소를 하며 쓰레기를 줍는다. 배부르면 아무리 좋은 음식도 외면하는 동물들을 닮아야 한다.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니고 옆구리에 주머니를 찰 수 없는데 욕심은 죄를 나을 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매번 장을 보러 갈 때마다 식료품 값이 오른 것이 실감이 난다. 이러다가는 식량부족의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느낀다. 일부 몇몇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함정이 너무나 깊기 때문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지만 자꾸 배우면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이 보일 것이다. 곱게 색을 입힌 연어를 식탁에 올리기 위해 수많은 연어가 죽어간다는 말을 들으니 먹는 것을 조금씩 자제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