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가... 겨울인가

by Chong Sook Lee


눈이 오고

비 같은 눈이 오더니

다시 눈이 온다

봄이 오는지

겨울이 다시

돌아오는지

세상은

다시 하얀 옷을 입었다


봄이 오는 길은

왜 이토록 험난할까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 따라 힘들게 온다


하늘처럼

세상은 회색이고

마음도 덩달아

하늘을 닮아간다


땅 밑에서

기다리는 봄을 위해

태양은

조금씩 눈을 녹이고

땅의 허물을 벗길 때

양지쪽에서 잠자던

이름 모를 풀들은 깨어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죽은 듯 보이는 세상이

파랗게 피어나고

회색의 마음도

파란 마음이 되면

고되고

힘들었던 겨울이 간다


더 머물고 싶어도

가야 하는 겨울

갈 때 가더라도

마지막 남은 눈을

가지고 갈 수 없어

세상에

하얀 옷을 입히는

심술궂은 겨울이 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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