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정해진 시간에 뉴스를 본다. 뉴스를 안 보면 세상살이에 뒤떨어지는 것 같아서 보는데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이 더 많다. 정치인들끼리 서로 옳다고, 국민을 더 사랑한다고, 국민들 편이라고, 싸우는 소식이 많다. 욕이 저절로 나온다. 나라를 위함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쟁한다. 국민의 돈을 받으며 국민을 위하여 일을 해야 하는데 정권 싸움에 혈안이 되었다. 산불이 나고 아파트에 불이 나고 공장에서 사람이 죽는데도 싸우느라 정신이 없다. 이리 붙고 저리 붙으며 의리와 정의는 버리고 하루아침에 적이 되고, 동지가 되는 뉴스를 보면서 내가 왜 이런 쓰레기 같은 뉴스를 보며 욕을 하고 화를 내며 실망을 하고 시간 낭비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 보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고 많이 알면 상을 주고 시험을 치르는 것도 아닌데 기를 쓰고 한국 뉴스를 찾아보는 자신이 한심하다.
들어서 좋고 마음이 훈훈해지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는데 왜 뉴스를 보며 걱정을 하고 한심한 생각에 한숨짓는지 모르겠다. 나라를 떠나온 지 오래되어 한국을 잊을 만도 한데 세월이 흐를수록 더 궁금하다. 옛날에 인터넷이 없을 때는 한국 뉴스를 보기 힘들었다. 그때만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는 후진국이었고 고작 텔레비전 뉴스에 볼 수 있었던 것은 데모 현장의 모습이었다. 1988년도 7월에 우리 다섯 식구가 한국에 가려고 표를 사놓고 뉴스를 보는데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치열하게 데모하는 모습을 보고 갈까 말까 망설였던 기억이 난다. 어찌나 심하게 데모를 하는지 잡아가고 끌려가는 처참한 상황에 과연 가야 하는지 고민을 했지만 표는 이미 사놓았기 때문에 한국에 갔다. 두려운 마음으로 가보니 한국은 올림픽 준비로 한참 바쁜 때이라서 길거리가 번쩍번쩍하고 화려하게 눈이 부셨다.
처참한 뉴스로 갈등했는데 너무나도 평화로운 모습에 놀랐다. 데모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가난을 벗은 사람들은 활기차고 자신만만했다. 내가 떠난 지 8년 만에 돌아간 한국은 가난하던 옛날 모습을 찾을 수 없고 어디를 가도 멋지게 변해서 오랜만에 간 나는 어리둥절했었다. 뉴스를 다 믿을 수 없고 일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너무 안 좋은 뉴스만 나오니까 보고 싶지 않은데도 고국 소식이라 본다. 딸네 집에 가있는 동안 바쁘게 왔다 갔다 하며 뉴스를 보지 않고 며칠을 보냈다. 처음 하루 이틀은 궁금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안 봐도 괜찮아졌다. 열흘 넘게 뉴스를 안 보고 살다 보니 걱정이 없다 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괜히 뉴스를 보며 안 좋은 일에 속이 상하고,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뉴스를 안 보니 마음이 너무나 편하다.
요즘 계속해서 들려오는 한국 뉴스에는 정권이 바뀌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사건과 문제가 생겨 정치인들끼리 다툼이 끊이지 않는 소식을 많이 듣는다. 그리고 이곳 뉴스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대한 뉴스가 계속 보도된다. 각 나라마다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을 하며 보다 나은 나라의 발전을 위해 살아가고 있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나 사건으로 힘겨워하며 살아간다. 이번 전쟁으로 캐나다에 많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오게 되어 새 삶의 터전을 일구기 시작한다. 그들을 위해 정부에서 도움을 주고 교회나 개인 그리고 여러 단체에서 그들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본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고 막막한 삶 속에서 용기를 얻어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따뜻하다. 하지만 세상일이 좋은 일만 있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는다. 뉴스에 나오는 사건도 엄청난데 우리가 모르는 사건은 얼마나 많은지 짐작이 안 간다. 뉴스를 보고 있으면 우리가 사는 이 지구가 바로 말로만 듣던 지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수한 생물들이 죽어가고 굶주림과 역병으로 사람들이 어쩔 줄 모르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뉴스를 보면 앞으로의 삶이 과연 어찌 될지 두려움이 앞선다. 식량부족 현상이 이미 시작된 곳도 많아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적인 음식이 아닌 음식 대체용을 먹기 시작한다고 한다.
먹을 것이 없고 배가 고프면 어쩔 수 없이 무엇이라도 먹어야 할 것인데 실로 끔찍한 일이다. 뉴스를 보며 앞으로 살아야 할 계획을 세우기도 하지만 걱정을 사서 하기도 한다. 모르고 안 들으면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며 생각이 많아진다. 코로나 초기에 화장지를 사다 놓으려는 사람들로 대란이 일어났는데 지금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다. 당장 지구가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뉴스가 하나 나오면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사재기를 한다. 소식을 전하는 것이 뉴스인데 사재기를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 남들이 사니까 나도 사야지 하는 소비심리를 일으킨다. 뉴스를 보지 않고는 살 수 없겠지만 지나치게 뉴스에 집착해서도 안된다. 특별한 한두 가지를 보여주는 것이지 뉴스가 결코 시대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는 매일이 아니고 며칠에 한 번씩 뉴스를 보며 걱정을 덜어볼까 생각해 본다. 기자들은 특종 기사를 만들기 위해 정신없이 움직이고 사람들은 뉴스를 보고 괜한 근심으로 우울해한다. 뉴스는 그저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라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