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을 하며 추억여행을 했다

by Chong Sook Lee
(이미지출처:인터넷)


화사한 봄 햇살이 곱게 퍼지는 아침이다. 하늘은 높고 보드라운 바람이 얼굴에 키스를 한다. 보이지 않아도 봄을 느끼며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러 나왔다. 웬만하면 집밥으로 해결하는데 우리들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한다고 아이들이 멋진 식당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환한 불이 켜져 있는 식당 안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일하는 직원들이 각자 맡은 일에 바쁘다. 예약 없이 오는 순서대로 들어가기 때문에 자리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 어디서 이 많은 사람들이 온 것일까 생각하며 나는 다시 내가 하던 식당의 추억 여행을 떠난다.




우리가 하던 식당은 1955년에 지어진 식당인데 1995년부터 2017년까지 22년 동안 남편과 함께 운영했다. 친구가 하던 식당인데 우연한 기회에 커피를 마시러 방문한 것이 기회가 되어 인수를 받아 시작한 식당이다. 식당에 대해 문외한인 우리로서는 철없고 무모한 결정이었다. 경험도 없고 음식을 해본 경험도 없는데 덜컥하겠다고 내린 결정이 우리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남편과 나는 직장생활을 하며 세 아이를 키우고 살았는데 갑자기 식당을 하게 되어 모든 생활이 바뀌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고 하루 종일 일을 하며 다음날 장사를 준비하며 주말에는 어린아이들과 함께 식당일을 해야 했다. 두 아들은 남편을 도우며 손님을 맞고 음식을 나르고 커피를 따르며 홀에서 일을 하고 열두 살이던 막내는 내 옆에서 보조를 하며 토스트를 굽고 잔심부름을 하였다. 세 아이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쏟아져 들어오는 손님들을 위해 틈틈이 부엌에 가서 산더미같이 쌓여있는 그릇을 닦아 설거지 기계에 넣고 재료가 필요하면 냉장고로 뛰어가서 재료를 가져오곤 하며 어린 나이에 엄마 아빠를 도왔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외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돈을 쓰기 위해 산다. 아침부터 몰려드는 손님들을 위해 손님들이 들이닥치기 전에 만반의 준비를 한다. 아침 장사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칠 무렵 사람들은 몰려들어온다. 단골이 많은 우리 식당은 손님들이 알아서 각자가 좋아하는 자리로 가서 앉는다. 그들의 식성을 빤히 알고 있기에 무엇을 마시는지 무엇을 먹는지 다 알아서 만든다.


그들은 오고 싶을 때 와서 원하는 자리에 앉아서 주문할 필요도 없이 만들어준 음식을 먹으며 최상의 시간을 즐긴다. 커피가 떨어지기 전에 뜨거운 커피를 채워주며 최고의 서비스를 받으며 시작하는 주말 아침의 행복을 만나기 위해 또 다른 주말을 기약한다. 아이들 시험 때, 공부를 해야 하는데 손님 없을 때 식탁에 앉아서 공부하고 손님이 오면 서브를 하던 아이들이 지금은 다 자라 성인이 되어 아이들을 낳아 기르며 옛날이야기를 한다.


하루를 마치고 나면 할 일은 태산 같은데 온몸이 나른하지만 밀린 일을 해야 했다. 설거지와 청소와 다음날을 위한 준비를 하고 나면 하루가 끝난다. 22년 동안 좋은 날도 많았고 힘들어 그만두고 싶은 날도 있었지만 모든 것을 참고 견디며 끝마무리를 잘했다. 영화를 찍는 사람들이 식당이 좋다고 영화 교섭이 여러 번 들어오고 드라마를 여러 해 동안 만들기도 했다. 오래된 식당이고 고치지 않아 옛날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했다.


지역신문에도 좋은 식당이라고 여러 번 소개가 되어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신문과 라디오에 이곳에서 다섯 손가락으로 가볼 만한 식당이라 고 소개가 된 적이 있었다. 하루는 사람들이 밀려와서 무슨 일인가 궁금했는데 친구가 전화를 해서 신문에 크게 나왔다고 이야기를 해주어 바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영화 만드는 사람이 우리 식당을 배경으로 하여 16분짜리 짧은 영화를 만들어 캐나다 대상을 받은 적도 있다.


오래되고 보잘것없는 식당이라 생각하여 식당을 사지 않았던 사람들이 우리가 잘하는 것을 보며 부러워하던 생각도 난다. 먼저 하던 사람이 식당을 팔려고 내놓았다는 소문을 듣고 와보고 너무 허술하고 낡았다 고 안사고 아서 나간 사람들이 와서 자기네한테 팔기를 원하던 사람도 있었다. 어디나 무슨 일이나 주인이 있다. 다행히 우리와 조건이 맞아서 하게 된 식당인데 고생은 했지만 추억이 넘치는 곳이다. 식당을 그만 둔지 5년이 지난 지금도 밖에 나가면 여러 곳에서 손님들과 마주쳐서 웃으며 옛날이야기를 한다.




추억여행을 하는 사이에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각자가 주문한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서 해 먹는 음식 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과연 프랜차이즈 식당이라서 멋지게 세팅을 잘해서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인다. 이래서 사람들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많은 돈을 주고서 식사를 하는가 보다. 직원들의 서비스도 홀 분위기도 너무나 좋다. 편안한 마음으로 가족 식사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갖고 나니 행복하다. 현재를 즐기는 아이들 덕분에 근사한 아침을 먹으니 별천지에 사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행복해하는 얼굴을 보며 자주자주 외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을 향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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