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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두고 떠난 잠
by
Chong Sook Lee
May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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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없이
잠이 나갔습니다
깜깜한 한밤중에
나를
홀로 두고 떠난 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눈을 감고 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나간 잠은
돌아오지 않아
살며시 감은 눈을
떠서
방 안을 둘러봅니다
살짝 열린
커튼으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으로
가구들이 희미하게
하나 둘 보이고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차가 급하게 지나가고
참새들이 잠을 깨며
새벽을 알리고
시계 소리
는 밤의 적막을
깨며 잠시도
쉬지 않고
앞을 향해 갑니다
동녘 하늘은
뽀얗게 밝아오는데
밖에 나간 잠은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야속하게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시계는 똑딱거리고
참새는 짹짹거리고
졸고 있
는 가로등은
빛을 잃어 가는데
나를 버리고 가버린 잠은
아침을 데려다 놓았습니다
분명히
벌건 대낮에 돌아올 잠
그때는 가지 못하게
꼭 껴안고 깊은 잠을
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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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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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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