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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밸류닥터 구자룡 Apr 22. 2020

<타인의 해석> 낯선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 !!

[독서노트]

<타인의 해석>,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 유강은 역, 김영사, 2020.
원서 : Talking to Strangers, 2019.



말콤 글래드웰, 그 이름만으로도 뭔가 기대를 하게 한다. 어쩌면 사소한 무언가를 성찰하는 그의 특유한 집요함이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게 하는 특성일지도 모르겠다. <블링크>, <티핑포인트>, <아웃라이어>, <다윗과 골리앗>까지 한 작가의 글을 읽으며 통찰의 기술을 터득하게 했던 즐거움이 있었다. 다만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라는 책에서 약간 실망을 했다. 말콤 글래드웰답지 않는 전개였다고 생각된다.


앞의 4권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해석>은 저자의 탁월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책이다. 방대한 내용과 매우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의 주제로 엮어내어 타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그 타인을 이해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한다. 또한 <블링크>에서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타인의 해석>에서는 바로 그 첫인상이 어쩌면 오류의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만남이 이루어지는 장소와 시간, 즉 맥락에 따라 그 인상도 다른 해석이 될 수 있다는 측면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투명성 가정의 실패로 설명한다. 드라마 <프렌즈>의 연기를 일상의 표정으로 오해할 수 있다. 슬플 때 웃는 사람은 범죄와 결합하면 유죄가 될 수 있다는 아만다 녹스의 사례에서 개인의 성격이 아니라 사회가 인정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만 하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연기가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 책에서 다룬 사례 중에 샌드라 블랜드의 죽음에 대해 왜 죽음으로 이르게 했는지 재구성하고 있다. 도로에서 차선 변경에 따른 깜빡이 신호를 하지 않았다고 순찰 경관으로부터 검문을 받으면서 시작된 사건이 결국에는 피해자는 자살하고, 가해자는 해고된다. 그 과정에서 여러 번 가볍게 끝날 수 있었던 사소한 다툼이 타인에 대한 이해와 해석의 오류로 비극으로 치닫는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과 만났다. 대부분은 타인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다. 직업상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서 이 책에서 제시한 사례의 경우는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 즉 내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경우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만약 경찰이 불시에 검문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동행하자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언제가 한 번은 고속도로에서 덤프트럭이 1차로에서 서행하기에 전조등으로 비켜달라고 신호를 보냈는데 위협을 당하는 상황이 된 적이 있었다. 과속으로 달아나기는 했지만, 다음 휴게소에서 혹시 나를 찾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된 적도 있었다.


우리는 예상할 수 없는 어떤 상황에 우연히 타인과 맞닥뜨릴 수 있다. 이때 그 타인을 제대로 해석해야 서로 좋은 일이 일어난다. 만약 한쪽이 오해한다면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깨달았다.

이제부터 낯선 이와 만난다면, 자제와 겸손한 마음으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 그 낯선 사람을 이해하고자 노력해야겠다.


"우리 보통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사람의 심중을 투시력으로 꿰뚫어 보는 완벽한 기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제와 겸손이다. 낯선 이를 파악하기 위한 단서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단서들을 제대로 처리하려면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

p.75. 우리는 몇 가지 단서를 설렁설렁 훑어보고는 다른 사람의 심중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여긴다. 낯선 이를 판단하는 기회를 덥석 잡아버린다. 물론 우리 자신한테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p.75. 이 책에서 내가 당신에게 한 가지를 설득할 수 있다면, 이런 사실일 것이다. 낯선 사람은 쉽게 알 수 없다.

p.100. 진실 기본값 이론(Truth-Default Theory, TDT)

p.101. 우리는 진실을 기본값으로 갖고 있다. 우리의 가정은,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들이 정직하다는 것이다.

p.107. 당신이 누군가를 믿는 것은 그에 관한 의심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p.203. 낯선 사람을 마주칠 때 우리는 직접 경험을 관념, 즉 고정관념으로 치환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고정관념은 너무도 자주 그릇된 것이다.

p.212. 우리 대부분은 거짓말을 탐지하는 데 아주 유능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평균적으로 심판들이 거짓말쟁이를 정확히 짚어내는 확률은 54퍼센트다.

p.335. 낯선 사람을 대면할 때 당신은 그 사람을 언제 어디서 대면하는지를 스스로 물어야 한다. 이 두 가지 낯선 사람의 정체에 관한 당신의 해석에 강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p.347. 낯선 사람을 보고 곧바로 결론을 내리지 말라. 낯선 사람의 세상을 살펴보라.

p.396. 샌드라 블랜드의 죽음은 사회가 낯선 이에게 말 거는 법을 알지 못할 때 일어나는 일이다.

p.397. 우리는 이처럼 가장 필요한 과제에서 서투르다. 우리는 대가나 희생을 치르지 않고 낯선 사람을 익숙하고 아는 사람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p.397. 우리는 낯선 이를 해독하는 우리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p.398. 중앙정보국이 조직 한가운데에 침투한 스파이를 찾아내거나, 투자자들이 모사꾼이나 사기꾼을 발견하거나, 우리 보통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사람의 심중을 투시력으로 꿰뚫어 보는 완벽한 기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제와 겸손이다.

p.398. 낯선 이를 파악하기 위한 단서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단서들을 제대로 처리하려면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p.401. 낯선 이와 이야기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가운데 만약 낯선 이와의 대화가 틀어졌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할까? 그 낯선 이를 비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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