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3.
여기 농지는 3개의 지번으로 되어 있는데 전체 1200평 정도 된다. 친구와 함께 공동으로 구입했으며, 이 중 800평은 친구가, 나머지 400평은 내가 갖는 것으로 했다. 2번지와 3번지를 합필한 다음 다시 분필 하는 절차가 필요했다. 부동산을 법적으로 정리하고 등기를 하기 위해 분할 측량을 신청했었고 지적공사의 기사와 시간을 맞춰 내려왔다.
토지에 대한 측량을 난생처음 해보는 것이라 물어가면서 여기까지 왔다. 그냥 땅만 사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지금 당장 개발행위를 하고 대지로 전환하고 집을 짓는 것이 아니기에 현황 측량으로 경계만 나누면 된다고 지적공사에서 알려줬다. 만약 도시지역이라고 한다면 내 땅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경계복원측량을 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는 국가에서(인접한 땅은 국유림) 경계를 명확하게 하고자 하지 않는 이상 경계복원측량을 할 이유가 없는 곳이다. 우리는 대충 어디쯤인지만 알고 있으면 문제가 없는 그런 곳이다. 앞으로 집을 건축한다면 그때는 필요할 것이다.
공동으로 구입한 농지는 수직으로 -2번지와 -3번지로 나누어져 있다. 이것을 수평으로 -2번지와 -11번지로 나누는 분할 측량이다. -2번지 농지에는 관통하는 현황도로(우복동길)가 있다. 이름하여 사도다. 지적도상에는 도로가 없지만 이 현황도로를 통해 원적사까지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다. 폭도 4미터다. 나중에 건축을 하려면 이 도로와 접해야 가능할 것이다. 만약 수평으로 분할하지 않으면 3번지는 맹지가 된다. 그래서 두 당사자인 친구와 내가 함께 왔고 협의해서 적정 규모와 위치를 잡았다. 여기서 결정되는 면적을 기준으로 정산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합필, 분필, 경계복원측량, 현황측량, 현황도로 등 이런 용어는 이번에 처음 접한 용어들이다. 앞으로 이런 생소한 용어를 많이 접하게 될 것 같다.
측량을 위한 삼각점이 도로 위에 있었다. 측량기사의 말로는 이전에 측량을 했었던 기록이 있다고 한다. 이전 땅 주인에게 정확한 위치를 물었지만 그분도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것 같았다. 대충 어디쯤으로 설명했는데 분쟁의 소지가 없고 지적도에 면적은 정확하기 때문에 구입단계에서 굳이 측량하지 않았었다. 기사 한 명이 측량장비를 조작하고 다른 한 명이 긴 깃대봉을 들고 무전기로 교신하면서 정확한 위치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신청한 측량은 아니지만 장비를 다루는 기사(팀장)에게 부탁을 해서 우리 땅의 나머지 꼭짓점 두 곳도 엇비슷하게 확인했다. 법적 책임이 없는 범위에서 대략 어디쯤이라는 정보만 제공해 주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붉은 경계 말목을 확인하면서 이제 내땅의 정확한 위치를 알게 되었다. 농지를 구입했는데 산지에 말묵이 있으니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지난번에 차박으로 하루 보내고 오전에 풀을 베었다. 우리 밭은 위치상 아래쪽이고 친구의 밭은 위쪽이다. 풀을 매지 않은 위쪽 밭의 모습과 비교해 보니 지난 시간의 노동이 왠지 뿌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한 아내와 친구, 그리고 친구의 부인조차 왜 이런 쓸데없는 작업을 했는지 어아하게 여겼다. 나 역시 왜 그랬는지 알 수 없다. 풀을 매지 않은 밭은 야생화 밭이 되었고, 풀을 맨 밭은 다시 풀이 자랐다. 들꽃이 만발할 줄 어떻게 알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