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기반마케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 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오랫동안 꾸준히 발전한 기술과 그 기술들의 융합에 의해 비즈니스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 중심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있다.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기 위해 과거에도 데이터를 활용했다. 주로 관찰을 하거나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읽으려고 시도했다. 물론 이 방법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유용한 방법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디지털 세상이 되면서 보다 쉽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빅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의 좋은 점은 이용자가 데이터를 생성하는 순간에도 스스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구글의 데이터 과학자인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그의 저서 <모두 거짓말을 한다>에서 “사람들은 자주 거짓말을 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물론 자신에게도 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데이터다. 이 모든 새로운 데이터가 사람들의 거짓말을 꿰뚫어 볼 수 있다.”라고 했다. 빅데이터의 시대가 되면서 우리는 거짓말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 시장의 변화, 즉 트렌드를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비즈니스의 변화를 일으키는 트렌드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다. 시장의 변화를 예측했다면, 즉 트렌드를 파악했다면 이를 활용해야 한다. 트렌드를 반영한 신상품 기획을 통해 비즈니스의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트렌드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활용하여 신상품을 개발하고 비즈니스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식품 마케터라고 가정해 보자. 나의 최대 고민은 식품 트렌드 주기가 점점 짧아진다는 것이다. 2년 내 나온 식품 신제품이 3,000개 정도인데 성공한 제품은 1%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신제품 성공률 5%보다 낮은 성공률이다. 히트 상품도 6개월을 채 넘기지 못하는 정도다. 빠르게 트렌드를 파악하고 꾸준히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졌다. 이런 고민에 빠진 기업 중에 롯데제과가 있었다.
롯데제과는 인공지능 콘텐츠 분석 플랫폼인 ‘IBM 왓슨 익스플로러’를 기반으로 트렌드 예측 시스템인 ‘엘시아(LCIA)’를 현업에 도입했다. '엘시아’는 수천만 건의 소셜 데이터와 POS 판매 데이터, 날씨, 연령, 지역별 소비 패턴 및 각종 내·외부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식품에 대한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엘시아는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이상적인 조합의 신제품을 추천해 준다. 추천한 신제품 조합의 3개월 후 8주간의 예상 수요량도 미리 알 수 있다.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데이터와 사례가 많을수록 자체 학습 능력이 계속 올라가기 때문에 갈수록 정확도도 높아지게 된다.
마케터는 이를 바탕으로 신제품을 기획하게 되고 실제 제품을 출시했다. 예를 들면, 앙금+버터가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센싱 하여, 빠다코코낫에 앙빠(빠다코코낫 사이에 팥 앙금, 버터를 넣어 샌드위치처럼 만드는 디저트)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했다.
기존의 시장분석은 개인의 주관이 개입된 단편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반면 엘시아는 다양한 종류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예측분석이 이루어진다. 롯데제과는 엘시아를 통해 경쟁사보다 빠르게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전략 수립에 데이터 기반으로 보다 현명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삼성카드는 빅데이터 기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여 새로운 콘셉트의 카드를 출시했다. 가성비가 아니라 가심비, 즉 본인의 취향에 맞는 영역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트렌드를 파악했다. 이런 고객의 취향을 중심으로 개발한 ‘아이디(iD) 카드’는 고객의 소비 패턴에 따라 각기 다른 할인 혜택을 제공하여 고객 맞춤형 혜택을 대폭 강화한 상품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생활을 주로 하는 고객에게는 커피전문점과 배달 앱, 델리(deli, delicatessen의 줄임말, 조제 식품 혹은 조제 식품 판매점) 중 가장 많이 소비한 곳에 대해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오프라인을 선호하는 고객에게는 백화점과 할인점, 슈퍼마켓 중 한 영역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그리고 고객의 소비 패턴 분석을 바탕으로 카드 상품에 없는 혜택을 추가로 제공하는 취향 저격 혜택도 있다.
기존 카드의 제공 혜택은 대체로 고정되어 있는 반면에 새로 출시된 아이디카드는 고객의 소비 행동을 분석하여 추가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능동형이다. 이는 자체 빅데이터 알고리즘으로 트렌드를 분석하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다.
마케터나 기획자가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하더라도 간단하게 직접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그 결과를 업무에 반영할 수 있다. 관심 있는 어떤 주제 혹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면 빅데이터를 통한 상품 기획이나 마케팅 프로모션에 내가 찾은 트렌드를 활용할 수 있다.
먼저, 구글에서 제공하는 구글트렌드에서 전 세계 기준으로 그리고 관심 국가기준으로 검색어를 입력하면 구글 이용자들이 검색한 검색어의 시간 흐름에 따른 관심도 변화를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검색어를 추가하면 비교검색도 가능하다. 검색어의 트레킹 분석과 지역별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어떤 검색어와 관련하여 긍정 혹은 부정 의견들이 있는지 알고 싶다면 긍·부정 분석을 할 수도 있다. 썸트렌드분석은 인스타그램, 트위터, 블로그, 뉴스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의 텍스트 데이터를 대상으로 언급량, 연관어, 긍·부정 분석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검색어에 대한 긍·부정 분석 결과를 비교해 보면 마이데이터는 긍정적인 측면이 강한데 반해 오픈뱅킹은 부정적인 측면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분석 시점과 옵션 설정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으로 분석을 시도해야 관련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언론기사를 대상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하고자 한다면 빅카인즈에서 트레킹 분석과 연관어 분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형태소분석 메뉴를 통해 빅카인즈에 축적된 텍스트가 아닌 내가 가지고 있는 텍스트 데이터를 복사해 넣은 다음 직접 형태소 분석을 할 수 있다. 형태소 분석 결과를 엑셀 파일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엑셀에서 품사를 일반명사로 필터링 한 다음 단어 열 전체를 복사한 후 워드잇아웃(worditout.com) 같은 웹사이트에서 워드 클라우드 맵으로 시각화 분석을 하면 보다 쉽게 통찰이 가능하다. 이런 결과를 검토하여 상품 기획이나 마케팅 프로모션에 활용할 수 있다.
업종을 막론하고 만약 여러분이 마케터나 기획자라면 뭔가 새로운 사업기획을 해야 한다. 마케팅 프로모션 기획이든, 신상품 기획이든,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한 첫 단추는 바로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트렌드 분석 전문기관에서 제공하는 유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도 있다. 또는 누군가 이미 분석해 놓은 결과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미 대중이 다 알고 있는 트렌드는 유행은 될지언정 비즈니스의 변화를 일으키는 트렌드로는 가치가 크지 않다. 트렌드는 일시적인 유행이나 경향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예측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에 맞는, 우리 사업에 맞는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 비즈니스에 특화된 트렌드를 파악해야 한다. 만약 내가 전문적인 빅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직접 통계분석과 모델링을 통해 예측분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획자는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이런 경우에는 앞에서 제시한 구글트렌드, 썸트렌드, 빅카인즈 등과 같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이용하여 직접 트렌드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트렌드 분석 결과를 반영하여 우리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실행 능력이다. 빅데이터 분석 혹은 트렌드 분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분석의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