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기반마케팅]
온라인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전자상거래가 대중화되면서 고객의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어느 순간 빅데이터가 되었다. 구매이력데이터와 같은 정형데이터도 있지만 고객이 웹사이트에서 서핑하면서 남긴 로그 기록과 소셜 미디어에 남긴 텍스트 데이터인 비정형데이터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제는 설문조사를 통해 고객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질문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는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고객의 구매 정보, 온라인 검색 이력, 소셜 미디어 활동, 위치 정보 등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고객의 관심사, 소비 성향, 구매 패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적합한 제품이나 콘텐츠, 또는 광고나 판촉물을 제공할 수 있다. 고객 접점에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실체적인 마케팅 제공물로 고객의 혜택을 높이고 기업의 성과도 높이는 마케팅이 가능하다. 즉, 고객 세분화에 의한 타겟 마케팅이 가능하다.
고객은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흔적을 남긴다. 이런 흔적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축적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고객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데이터베이스에 구매이력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상향판매(up-selling)와 교차판매(cross-selling)를 통해 보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과학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다
CRM을 통해 고객이 언제, 어떤 상품을 구매했는지, 함께 구매한 상품은 무엇인지, 구매 후 문의 혹은 클레임이 발생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축적된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특정 제품이 어떤 연령층에 인기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잠재 고객을 발굴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고객의 이탈 가능성을 예측할 수도 있다. 적절한 타이밍에 상향판매와 교차판매도 시도할 수 있다. 고객 분석을 통해 고객 세분화도 가능하다.
고객 세분화를 위한 분석 방법으로 고객생애가치(LTV, Lifetime Value) 분석이 있다. LTV에 따라 고객을 세분집단으로 분류하고 캠페인, 광고, 프로모션 등을 적합하게 구성하여 타겟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다. 한정된 마케팅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 또한 RFM(Recency, Frequency, Monetary) 분석으로 최근, 자주, 그리고 금액이 많을수록 우량고객으로 분류하는 방법이다. 개인별 점수화를 통해 구매 예측을 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간단한 분석 모델도 있지만 데이터 마이닝이나 머신러닝, 그리고 예측적 분석을 위한 의사결정나무, 군집화를 위한 K-Means 클러스터링 등의 복잡한 분석 모델도 있다.
우리은행은 고객행동정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기존에 활용했던 고객 인적정보, 거래정보 등 정형데이터 외에도 상담내역, 입출금내역, 인터넷 및 스마트뱅킹 이용내역 등 모든 채널의 비정형 고객행동정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개인별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고 한다. 고객은 영업점 방문 시 또는 스마트폰을 통해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금융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고객 세분화가 특정의 세분집단으로 분류하는 것이라면 여기에 더해 초세분화도 가능하다. 특히 빅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에 기술과 비용에 대한 부담이 낮아지면서 초세분화에 대한 니즈는 높아지고 있다. 세그먼트를 극단적으로 나누면, 고객 1인에 대해 하나의 세그먼트, 또는 고객 1인에 대해 10분의 1까지 세그먼트 할 수 있다. 고객의 조그마한 관심에도 귀 기울이는 초세분화를 통해 마이크로 타겟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존의 수석 데이터 과학자였던 안드레아스 와이겐드는 “아마존은 고객을 분류하는 대신 1명의 고객을 ‘10분의 1명’의 단위로 구분해 각 개인의 변화하는 관심사까지 반영할 수 있다.”라고 했다. 아마존은 초세분화를 통해 고객의 관심사와 선호하는 바, 그리고 현재 상황에 맞는 물건을 추천한다.
캐피털 원(Capital One)은 금융회사 최초로 고객의 물리적인 위치에 따라 적절한 카드 혜택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특정 상점(카페 등) 근처에 있는 것이 확인되면 해당 상점에서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 할인 혜택이나 보유 쿠폰을 알려주는 메시지가 전송되는 서비스다.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기술이 상용화된 것이다. 물론 위치기반 서비스가 사생활 침해, 위치추적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 위치 기반 서비스를 제공받은 고객의 직접적인 혜택이 높아진다면 마이크로 타겟팅에 의한 마케팅은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될 것이다.
한편, 신한카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 소비패턴을 2만 개로 세분화하여 초개인화 서비스를 한다. 신한카드의 초개인화 서비스는 고객의 TPO(시간·장소·상황)를 예측하는 알고리즘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최적의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소비 테마별로 AI 추천모델을 적용했다. 예를 들면, 서울 종로에 있는 치킨집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곳과 옆 친구가 좋아하는 곳이 다른 만큼, 한 층 더 정교한 초개인화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한다. 내부 결제 빅데이터와 외부 제휴사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결합해 단순한 장소뿐만 아니라 소비성향과 취향까지 고려한 가맹점 추천이 가능하다고 한다.
빅데이터 중에서 가장 많은 규모, 대략 70퍼센트가 텍스트 기반의 비정형 데이터다. 대부분 소셜에 있다. 소셜 미디어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등에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언급한 특정 브랜드와 특정 상황, 또는 특정 이슈에 대해 언급된 단어들의 연관성을 찾아보면 나름의 유형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유형을 세분화하고 그 특징을 파악하여 타겟팅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소셜 빅데이터를 통해서도 세분화를 할 수 있고 정교한 타겟팅으로 마케팅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 앤 제리스(Ben & Jerry’s)는 소셜 빅데이터에서 새로운 고객 세그먼트를 발견하고, 이 타겟을 위한 신제품을 출시해서 성공을 거뒀다. 소셜에 언급된 게시글을 대상으로 아이스크림을 먹는 날의 날씨, 먹으면서 함께 하는 소비자 행동 등 다양한 변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눈보라나 비바람 등으로 실내에서 영화나 TV 또는 넷플릭스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벤 앤 제리스 아이스크림이 함께 언급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벤 앤 제리스는 여기서 힌트를 얻어 넷플릭스에서 무언가를 시청할 때 달콤하거나 짭짤한 스낵을 갈망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확실히 만족시킬 수 있는 오싹한 아이스크림을 개발했다. 넷플릭스와 협력하여 새로운 맛의 아이스크림인 넷플릭스 앤 칠드(Netflix & Chilll’d)를 출시했다.
소셜 빅데이터로 소비자들의 숨어 있는 니즈를 발굴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프로모션을 통해 효과적인 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고객 세분화를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고객 한 명 한 명 대응하기에는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세분집단화 하여 보다 높은 성과를 내고자 하는 것이다. 고객의 소비 패턴과 취향, 그리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초세분화를 할 수 있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 덕분에 고객은 자신의 니즈를 맞춘 개인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 기업은 고객의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아마존과 같은 초세분화를 통한 마케팅은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에 시간과 비용 등 투자 대비 성과를 담보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방향은 맞지만 실제 마케팅에 적용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보험설계사 같이 접점에서 고객을 1 대 1로 대응해야 하는 경우에는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가 단순해야 한다. 한 설계사가 관리하는 고객이 100명이라고 한다면 100개 이상의 개인화된 상품이 있어야 한다. 만약 10개의 세분집단이라면 고객에게 보다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비대면으로 인공지능을 이용한 추천 서비스는 초세분화를 통해서도 고객 대응이 가능하다.
결국 세분화, 초세분화는 빅데이터 시대에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적용하는 경우에는 고객 접점의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선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