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기반마케팅]
고객 경험은 고객이 기업이나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면서 축적한 고객의 인식이자 감정이다. 가트너(Gartner)의 보고서에 의하면 고객 경험은 고객의 충성도에 브랜드와 가격을 합한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런 고객 경험은 고객과 기업이 만나는 모든 순간, 즉 고객 접점(MOT, Moment of Truth)에서 발생한다.
이제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항상 고객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디지털 고객 경험도 중요해지고 있다. 디지털과 데이터로 고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브랜드의 일관성도 더 잘 유지할 수 있다. 총체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는 호텔, 여행, 교육, 문화, 쇼핑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고객의 요청을 맞춤형으로 처리해 주는 서비스다. 빅데이터 시대가 되면서 인공지능으로 고객의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디지털 컨시어지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고객이 접촉할 수 있는 모든 영역, 즉 옴니채널에서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컨시어지 마케팅으로 확장되고 있다.
어떤 고객 경험이 좋은 경험일까? 고객 서비스는 기업과 고객 간에 제공하고 제공받아야 할 당연한 마케팅 활동이다. 즉, 기본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이런 경험으로 만족하거나 감동하지는 않는다. 만족을 넘어 감동을 하는 고객 경험은 기대하지 못했던 경험을 할 때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 온라인 신발 쇼핑몰인 자포스는 고객이 찾는 신발이 없을 때, 그 신발의 재고가 있는 다른 쇼핑몰을 찾아서 알려준다. 우리 매장에 재고가 없어요라고만 했다면 고객은 그냥 떠났을 것이다. 다시 찾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기분 좋은 경험을 하면 고객은 다시 자포스를 찾고 단골이 된다. 이런 활동을 컨시어지 서비스라고 한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적으로 약 3만 개의 매장에서 1주일 만에 1억 건의 거래 데이터를 축적한다. 그리고 거래 데이터와 날씨, 재고 데이터를 분석한다. 멤버십 회원에게 음료 쿠폰과 무료 업그레이드 같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들을 수백 개의 페르소나로 분류하고 그들을 위한 공간을 설계한다. 매장을 방문하는 목적이 서로 다르다면 그에 맞는 공간을 제공해야 고객의 경험이 극대화된다. 스타벅스 창업주 하워드 슐츠는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환경에서 리테일 회사가 이기려면 그 회사의 매장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지여야 한다.”라고 했다. 스타벅스는 디지털로 고객 경험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디지털과 빅데이터는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바꾸고 있다. 컨시어지 서비스도 디지털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시대가 되었다. 비자(VISA)는 고객들이 식사부터 호텔 숙박, 항공권과 액티비티까지 한 번에 예약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인 ‘비자 컨시어지’ 서비스를 디지털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다. 전화, 이메일, 라이브 채팅은 물론, 카카오톡, 왓츠앱, 라인 등의 메신저 앱 채널에서도 연중무휴로 서비스를 한다.
스웨덴 스웨드뱅크(Swedbank)는 가상 비서인 챗봇 ‘니나’를 활용해 웹사이트로 들어오는 고객의 문의를 처리한다. 은행에서 새로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을지를 고객이 물으면, 니나는 자연어 분석을 통해 그 문장의 의미를 이해한다. 그뿐만 아니라 고객이 이런 질문을 한 이유를 분석한다. 그리고 고객에게 “예전에 사용하던 카드를 분실했거나 카드가 훼손됐습니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대응한다.
미국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에리카’는 인 앱 챗봇으로 고객의 정보를 기반으로 봇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인공지능으로 개인 자산을 관리하고, 고객의 노력을 최소화하는 편리한 UX로 고객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례에서 보여주듯이 고객이 직접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챗봇 기능을 활용하여 기대 이상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오히려 데이터 기반으로 개인화가 가능하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챗봇이 발달하면서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를 통한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일자리에 대한 변화를 먼저 고민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자유로운 입출금 통장을 개설하거나 담보대출을 받는다고 해보자. 영업점의 개점 시간에 맞춰 방문할 필요도 없고, 대기표를 뽑고 기다릴 필요도 없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시간과 공간에 따른 제약이 없다. 굳이 아날로그 접점에서 힘들게 서비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페블 비치 리조트(Pebble Beach Resorts)는 17 마일 드라이브와 골프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매년 1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페블 비치에는 드라이브 코스와 골프장뿐만 아니라 고급 레스토랑, 리테일 매장, 헬스클럽, 스파 등 각종 편의 시설이 있다. 하지만 고객이 누군지, 어떤 것을 원하는지, 어떤 불편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예를 들어, “저녁 먹을 곳을 찾고 싶어?”, “맥주 마시기 괜찮은 곳은 어디지?”, “딸에게 줄 선물을 판매하는 곳을 찾고 싶어?”라고 질문하는 고객이 있는지도 몰랐다.
이런 문제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결합에 의한 디지털 마케팅으로 해결했다. IBM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IBM 왓슨(Watson)을 이용하여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앞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여 적절한 곳을 찾아주고, 그 과정에서 고객의 정보를 고스란히 수집하고 분석하여 다음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페블 비치의 리테일 부문 임원은 “우리는 고객에게 페블 비치에서의 추억을 완벽하게 만들어 줄 상품을 제공하게 됐습니다.”라고 했다. 이제 페블 비치는 연간 150만 명의 고객이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무엇을 구매하고 싶은지 등에 대한 정보를 갖고 고객의 경험을 완벽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고객들에게 추억을 완벽하게 만들어 줄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의 경험을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지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완벽하게 디지털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으로 양분될 것이다. 스스로 생존하느냐 아니면 퇴출당하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과거에도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밀려올 때 수용하고 도입하여 선도력을 만들어 간 기업이 있는 반면에 관망하고 머뭇거리다 시장에서 사라진 기업들도 있었다. 물론 이런 변화에 대응한다고 영원히 선도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언제나 변하기 때문이다. 단지 지금은 디지털 고객 경험을 완벽하게 제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처럼 고객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이를 다시 고객을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이 디지털 컨시어지 마케팅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고객 경험은 고객의 경험이다. 제공자의 시각이 아니라 고객의 시각으로 고객 경험을 기획하고 설계하고 제공해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충족시키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고객이 기대하지 못했던 또는 기대 이상의 뭔가를 경험할 때 고객 경험은 극대화된다.
디지털로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고 고객이 필요한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개인화 마케팅 나아가 초개인화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컨시어지 서비스는 더욱 중요한 경쟁우위 요소가 되고 있다. 단순히 인터넷뱅킹을 모바일뱅킹으로 옮긴다고 고객 경험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고객의 개인적인 특성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춤한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미 고객은 다양한 접점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넘나들고 있으며 모든 접점에 노출되어 있다. 모든 고객에게 일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모르나 모든 고객이 일반적인 서비스로는 감동하지 않는다. 고객 개개인의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