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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건방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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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기억
Mar 25. 2023
건방지다는 말을 듣고 싶은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가끔 방송에서 콘셉트로 건방짐을 들고 나오는 방송인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건방지다'는 사람들의 평가를 듣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겸손하려고 하고 과한 잘난 척은 하지 않으려고 하고 행동도 과감하지 않게 하는 등의 노력을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지 않을까 싶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건방지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으니까.
남의 시선을 경계하고 조심하면서 나도 모르게 스스로에 대해서는 소홀히 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서 나 자신에게 건방져 보이는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아닐 거야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건방진 말이자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건 이런 마인드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제 학교라는 곳에 적응하기 시작할 무렵 선생님이 가르쳤던 것들 중 기억에 남는 게 몇 개 있다.
물부족국가니까 물을 아껴 써라, 싸우지 마라 등등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이거다.
"자세를 똑바로 해야 고생하지 않는다"
지금은 기억에 남아있지만 그때는 한 귀로 흘렸었다. 왜냐? 전혀 와닿지 않았고 나는 아닐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빠는 항상 내가 땅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 무거운 걸 들 때마다 말씀하셨다.
"항상 허리 조심해라"
(역시나) 한 귀로 흘렸었다. 왜냐? 조심하지 않아도 아프지 않았고 나는 아플 일이 없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를 믿었다. 그 믿음은 훗날 디스크라는 화살이 되어 제대로 앉아있지 못하고 누워있기만 한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일 때 처절하게 깨졌다.
이후 갖은 고생 끝에 (완치 상태는 아니지만) 지금 앉아서 이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감히 내가 세상에서 가장 건방진 말을 정의할 수 있으니.
건방지다는 말로 남을 평가할 때 나는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말할까?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각자가 느끼는 바는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건방짐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 '나는 아닐 거야'처럼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확신으로 생각한다. 이 세상에서 그 일을 내가 겪지 않는다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으니까.
그렇다면
"나는 아닐 거야"
를 어떻게 바꾸면 될까?
간단하다.
"나도 그럴 수 있어"
라는 인정의 자세로 모든 걸 받아들이고 마주하면 된다.
그런 자세로 경각심을 가진다면 절대 건방진 내 모습을 볼 수 없고 설령 피하고자 했던 결과가 내게 다가오더라도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생긴다.
"나도 그럴 수 있다"
는 생각으로 나를 돌아보고 남을 챙겨본다면 건방지다는 말은 적어도 나와 어울리지 않는 흘러갈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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