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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축구 Jan 31. 2022

3-1. 서른, 축구하기로 결심하다.

다시, 아르헨티나.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시 아르헨티나로 향했다. 한 번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것은 익숙했기에 떨림이나 긴장은 덜했지만, 설렘은 한 가득이었다. 내가 뛸 수 있는 팀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게 주는 설렘은 정말 어마어마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해 공항에 내리자, 지난 3월에 나를 휘감았던 맑은 공기가 나를 다시 반겨 주었다. 

또한 홀로 아르헨티나 공항에 섰을때와 다르게 '박민호'코치님이 마중을 나와 주셨다. 여전히 아르헨티나 축구의 시즌 휴식기가 끝나기까지 일주일 정도가 남았다. 그 기간에 나는 팀이 정해진 만큼 월세가 조금 나가더라도 조금더 편한 숙소로 옮기고 휴식을 취하려고 했다. 저번처럼 이유없이 아플까 걱정되었다. 그런데 박민호 코치님이 숙소로 태워주면서 재밌는 제안을 하셨다.



"축구야 이번에 우리애들 대회가 있는데 그거 영상으로 찍어볼래?"



한국에서 아르헨티나로 축구 유학온 한국 학생들은 한 팀에 묶여있지 않고, 각 클럽에 따로 소속되어 있는데

그 선수들이 1년에 한 번 같은 팀으로 BA CUP이라는 대회에 나간다는 것이다. 그 대회가 바로 앞에 있었고

나는 팀에 들어가기 전이라 당연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르헨티나 축구를 배운 한국 선수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어떻게 축구하는 지 근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


우선 꽤 오랫동안 나의 숙소였던 "오스페다헤 라 라다(hospedaje la Rana)"에 작별 인사를 하고 괜찮은 숙소를 찾아나섰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제일 싸다는 이유로 머무르게 됐지만 알고보니, 한인촌과 꽤 가까웠고 알고보니, 생각보다 꽤 위험했던 동네, 드디어 그곳에서 떠난다.

2부리그 축구선수 산티와 뒷마당에서 1:1 / 실제 내가 썼던 숙소의 풍경
잊지못할 바베큐 한 사람당 300페소(6000~7000원) 정도면 소고기를 양껏 먹을 수 있었다. / 뒷마당에서의 주말 점심

이런 추억들을 뒤로 하고, 나는 새 숙소를 찾아 나섰다. 내가 생각했던 숙소의 조건은 


1.개인 독실

2.비싸지 않은 월세

3.중심가로 가는 지하철역이 가까울 것


쉽게 말하면 이쁘고 귀엽고 착한 여자친구를 찾는 것이었다. 이 중 하나라도 포기할 수 없었다. 팀에 들어가게 되면 온전히 나만의 방에서 축구에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곳처럼 보이는 한인 숙소에서 연락을 받았다. 일단 저 세가지 조건중 1번 3번은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2번 월세부분을 조율하고자 마음 먹고 대면했다. 한인촌 목욕탕에 가서 목욕을하고 내가 갖고있던 가장 깔끔한 옷을 입고 수염정리를 하고 앞으로 "부에노 까사"가 될 곳을 찾아 갔다. 그리고 사장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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