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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축구 Dec 06. 2021

2-11. 서른, 축구 하기로 결심하다.

어쩌다 한국

 사실 유태형이라는 친구는 내가 굳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확신한다 그 친구는 내가 없어도 이런 행사 기획쯤은 거뜬히 해냈을 것이다. 그 친구가 가진 능력과 인맥이라면 충분히 멋진 행사를 만들었을 것이다. 친구는 내게 비행기 티켓과 돈까지 줘가며 일을 제안했다. 이런'기회'를 통해 응원을 하고 싶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르헨티나 떠나기 하루 전, 날 위해 달려와준 친구 '유태형'

몇 번의 고사 끝에 한국행을 결정하고 바로 이튿날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LA를 거쳐 한국으로 들어가는 최단 시간의 비행이었지만, 그래도 40시간이 넘게 걸리는 장거리 비행이었다. 다시 올 것이니 한국에 가지고 가지 않아도 되는 물건을 잘 정리해서 교회 권사님께 맡기고 비행기에 올랐다.


몇 달만에 돌아온 한국은 반갑기도 했지만 어색했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표정과 분위기가 내가 있었던 아르헨티나와 확연히 달라 어색했다. 불과 3~4달이 흘렀을 뿐인데, 한국이 어색하게 느껴지다니 생소했다. 이전에는 못 느꼈던 한국의 모습이 보였다. 대화 보단 침묵이, 웃음 보단 무표정이 더 많이 보였다.


어색해진 한국을 찍고 있는 나. 친구 유태형이 찍어줬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일을 찾았고 바로 일을 잡으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해야 하는 일의 상황이 생각보다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이유는 클라이언트였다. 클라이언트는 중국의 스포츠 관련 코인 회사였다. 그 회사가 피구를 아시아로 불렀고, 아시아에서의 일정 중 한국에서의 행사를 내 친구의 회사가 담당하게 되었다. 난 그 행사의 궤를 짜고 진행하면 되는 아주 심플하고 명확한 일이었다. 그런데 클라이언트인 중국 쪽의 말이 계속 바뀌어서 난항을 겪고 있었다. 


'기획'

난 이 일을 '를 써서 한 을 긋는다.'라고 정의한다. 

기를 쓰려고 왔는데, 자꾸 그 판이 바뀌니 획을 그을 수 없었다.. 이 일을 맡긴 친구도 나도 서로 힘들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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