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대학교 근처 까페에서
성경을 소리내어 읽다가
이제 추억하지 않는
너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다시 눈을 감았다 떠봐도
너는 그때의 얼굴을 하고
기억이란 잠깐의 일회용품이
아님을 알게 해주었다
인터넷에 접속해 나를 인증하고
너에 대해 쓴 모든 것들 -
꿈, 주파수, 시간, 나무, 갈증, 전부 꺼내어본다
시가 되어준 그대에게 감사한 마음
밥을 먹다가 수건을 접다가
잠들어도 좋을 행복한 꿈을 꾸고
빛의 바깥에서 파란 그늘을 켜두리니
네 시간의 산책 끝에 잠시 쉬어가길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