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떨린다. 그저 흐릿하게 형체를 띈 무언가가 다가온다. 그게 무엇인데요? 형용할 수 없습니다. 핑계를 댄다. 그것은 말 대신 모양으로 다가오는 것들이다. 그는 스스로가 언어이길 포기하고 다가온다. 그것을 위해 언어를 가져다 쓰지 않는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지.
대신 눈빛을 가져다 댄다. 다가온 것에게 눈빛을 그대로 그대로. 손짓을 하면 놀랄 수도. 한 발자국 내디디면 물러날 수도. 그러니 그저 눈빛을 건넨다. 웃는다. 언어를 바라는 이에게, 너도 나처럼 해봐. 고개를 끄덕인다. 미소를 짓는다.
눈을 지그시 감고 내 손을 통과하는 회색빛 고양이. 그저 내 손은 그 자리에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