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8월7일
칭찬을 받았다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따라온다.
“이 정도면 괜찮았을까?”
“다음엔 얼마나 더 잘해야 하는걸까?”
질문들은 끝도 없이 나의 뒷꽁무늬를 따라다닌다.
잘하려고 애쓸수록 발에 모래주머니를 한 것만큼 힘이든다.
나는 이 무게를 안고 뛰어야만 한다.
하지만 어디를 향해 뛰고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도달점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나는 그저 허공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2024년 9월6일
내 감정과 욕구는 뒤로 밀려나고,
남들이 원하는 모습만 내 앞에 남았다.
거울을 마주할 때마다, 낯선 얼굴이 나를 바라본다.
눈빛은 희미하고, 표정은 굳어 있다.
“이게 나란말인가?"
순간 그 물음이 거울 속에서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다만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사라지고 있다는 감각만이 남는다.
2024년 10월15일
타인의 기대란 마치 얇은 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다.
얼음은 언제 깨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기에
더 조심히, 더 신중하게 한 발을 내딛어야 하고
얼음은 더 깊게 금이 가고, 나의 불안은 더 커져간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얼음이 깨지면, 그 아래로 내가 빠질 것만 같아서.
그러나 정작 빠지는 건 얼음 때문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두려움일지도 모르겠다.
2024년11월1일
타인의 기대에 도달하려는 마음은
신비하게도 나를 조금씩 텅 비게 만든다.
타인의 기대 속에서 살다 보면,
내 안에는 내 것이 아닌 것들만 남는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건, 내가 아닌 타인들의 목소리와 시선이다.
“나는 정말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는걸까?”
“나는 사라지고 싶지 않다.이젠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
질문들이 나를 잠시 멈추게 한다.
그 답을 찾기 위해서라도,
나는 지금 내 안의 목소리를 찾아야 한다.
2024년 11월 18일
나의 내부에는 너무 많은 내가 살아서
타인의 기대마저도 두서없이 흘러나온다.
어쩌면 그 목소리들은 내가 오랫동안
받아온 나를 향한 기준들일지도 모르겠다.
“좋은 사람, 성공한 사람, 괜찮은 사람.”
그 이름표들은 내가 원했던 것일까?
아니면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 원하는 나의 모습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