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내면식탁

돼지처럼 살자

진짜 잘 먹는 연습

by 미음

먹지 않는 건 참을 수 있다. 하지만 한 입 먹고 멈추는 건, 그건 정말 어렵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다짐도, 이성도, 계획도 순식간에 무너져버린다. 맛있어서 먹었고, 배부른 줄 알면서도 더 먹었고, 그러고 나선 늘 똑같은 결론이다. “아, 좀 덜 먹을 걸...” 과식한 날의 내 몸은 조용하지만 단호하다. 소화는 느려지고, 머리는 무겁고, 몸 전체가 나에게 신호를 보낸다. “너, 또 그랬구나.”


며칠 전,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돼지는 자기 위 용량만큼만 먹는다고 한다. 말 그대로, 딱 100%. ‘돼지’ 하면 흔히 뚱뚱하고 먹을 걸 밝히는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이 얘기를 듣고 나니 오히려 돼지의 삶이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배가 불러도, 맛있으면 꾸역꾸역 먹는다. 스트레스를 핑계 삼아, 배가 안 고픈데도 무언가를 입에 넣는다. 어쩌면, ‘먹는다’는 행위는 배를 채우기 위한 게 아니라 감정을 눌러 담는 방식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내 몸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맛있는 음식에 끌려가는 날들이 있다. 자극적인 맛, 기름지고 달달한 음식들이 당길 때. 그 순간은 좋지만, 남는 건 늘 똑같다. 후회와 속 더부룩함.


나는 먹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더 자주,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잘 먹는다는 게 뭘까?’

정말 잘 먹는 건 배가 터질 만큼 먹는 게 아니라, 내 몸이 원하는 만큼, 필요한 만큼 먹는 것이라는 걸 조금씩 배우고 있다. 그래서 요즘, 과식을 멈추는 연습을 시작했다. 소박한 집밥 한 끼. 제철 채소와 갓 지은 밥, 잣죽 한 그릇, 구운 두부 한 조각. 화려하진 않지만, 그런 식탁이 내게 주는 편안함은 어떤 미슐랭 레스토랑도 부럽지 않다. 좋은 식사 한 끼를 하고 나면, 몸도 마음도 충분하고, 충만하다.


물론 지금도 케이크나 아이스크림 같은 유혹적인 음식을 보면 마음이 흔들린다. 자극적인 음식 앞에서 입안에 군침이 도는 건 여전하지만, 이제는 절제하려는 마음을 우선순위에 올려본다.


돼지처럼 산다는 것. 그건 단순히 많이 먹자는 뜻이 아니라, 딱 필요한 만큼 먹고 만족할 줄 아는 삶을 말한다.

오늘 저녁, 딱 100%만 먹어보자. 내 몸이 말해주는 ‘충분함’에 귀 기울여보자.


입에 넣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거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먹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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