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의 끝에서
길을 걸었다.
익숙한 귀가 길
전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간판과 사람들의 표정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길가에서 비눗방울 놀이에 심취해 있는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와 지저귐들이 귓가를 울린다.
하늘은 더 없이 파랗고 구름은 한 없이 피어오른다.
그 사이로 스치 듯 지나가는 비둘기 떼.
눈이 시려오는 느낌에 안경을 살짝 들어 올려 보았다.
눈가에 살짝 숨어있던 눈물이 나에게 들켜버렸다.
좀 잘 숨어있지 그랬어....
이미 들킨눈물은 포기한 듯 흘러내린다.
오늘은 아마도 다른 세상에 들어온 듯 낯설다.
들키지 않으려 했건만 그렇게 오늘 퇴사하고 걸어오는 길엔 또 다른 세상이 나를 훔쳐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공원엔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2012년 5월 말...... 다른 너를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