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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들의 예찬 Mar 01. 2016

봄에 대한 고찰(考察)

가슴샘 회복


   나에게 봄은?

    

 나에겐 "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설렘"과 "꿈틀거림"으로 자동 치환(置換) 되는 수학공식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오감을 자극하는 꿈틀거림이 스펀지에 잉크가 스며들 듯 그렇게 서서히 내 맘속으로 들어오는

계절 "봄"이 나에겐 바로 "렘"이다.


오감을 자극하는 봄


길거리를 오가는 밝은 색 계통의 가벼운 옷차림

에버랜드 상점 앞 분홍빛 솜사탕

봄을 흘기는 강원도 태백의 눈보라

봄맞이 세일을 알리는 카테고리 별 전단지        

음식점 입구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입춘대길(立春大吉)" 문구

 목련과 벚꽃으로 물들어 버린 아파트 단지

 놀이공원 장미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포스터 

정동극장 뒤편 덕수궁 돌담길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등교하는 아이들의 재잘거림

이른 새벽 공원에서 쾌한 공기를 가르는 숨소리 

한강공원에서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돌리는
바퀴살 소리    

동네 문구점에서 새 학기 준비물을 고르는
딸그락 거림

수업시간 시작을 알리는 학교에서 울려 퍼지는 멜로디

나뭇가지 새싹을 촬영하는 분주한 셔터 소리

기억 속에 남아 꿈틀거리는 초등학교 정문 앞
 "상자 속 병아리들의 지저귐"

나비를 보고 흥분하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탄성 소리

어린 시절 들었던 엿장수 아저씨의 가위질 소리 얼굴을 감 싸도는 따스한 바람에
피부가  즐거워하는 소리


 식욕을 자극하는 두릅과 취나물이 듬뿍 들어간 상큼한 비빔밥

 봄의 맛을 자극하는 면발이 쫄깃한 비빔국수

           가격이 내려간 새콤달콤한 신선한 딸기                       


 어린이 대공원 동물들의 구수한 배설물 

 주말농장에서 바람을 타고 스며드는 흙냄새

 봄과 어울리는 커피전문점의
"라즈베리 트러플 모카"향기

 턱밑 샘을 자극하는 미나리 향기

 뭇 남성들을 설레게 하는 잔향이 오래가는
플로랄 향           

 봄의 따사로운 햇볕과 나뭇잎 사이로 
불어오는 산들바람

               

이 모든 것들이 신의 축복이자 삶의 기쁨으로 성큼 다가오는 계절인 봄

TV 광고에 나오는 그네 타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 부모들의 모습들이
떠오르는 계절  


하지만 아직도 몸과 마음이 꽁꽁 얼어붙어 녹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주변 이웃들이 많다.

제적인 어려움이든 질병으로 인한 고통이든 그들의 세상은 "봄"이라는 자연질서에 통제받지 않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매번 우리들의 가슴속에 새롭게 찾아오는 봄과는 달리 그들의 봄은 각자의 시간 속에 가두어진 채

멈춰 버린지 꽤 오래된 기억 속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말이다.


만질 수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고 몸으로 느낄 수도 없는 무미건조한 맛을 지닌 공기처럼. 


어쩌면 그들이 서있는 곳은 봄이 아닌 홀로 외로이 자리를 버텨내고 있는 눈 덮인 벤치 위 일지도 모른다.    


보이지는 않지만, 아니 의도적으로 보려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따스한 봄날의 햇볕처럼 그들에게도

 관심과 사랑의 씨앗을 나눠주어야 할 계절인 듯 싶다.  


우리가 느끼는 봄의 향기는 당연히 누리고 받아야 할 권리라기 보단
나누어 주어야 할 선물이다.   


따스한 햇살만큼 가슴속에서 잠자고 있는 가슴샘을 자극하는  봄기운은
그렇게 우리들에게 지금도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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