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영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ㅇㅅㅇ Oct 03. 2016

<클로저>

영화에세이

사랑받고 싶어서 당신에게 사랑을 구걸했다. 당신은 이미 사랑을 주고 있다고 했다. 사랑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 대체 그 사랑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당신의 마음이 낯선 사람에게로 향할 때마다 나는 허전하고 외로웠다. 알면서도 이 관계가 무너질까 먼저 말꺼내지 못하는 내가 비참했다. 그렇게까지 당신의 사랑을 받고 싶었던 나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날 사랑하냐고 묻는 건 나를 더 사랑해달라는 의미였고, 내 사랑을 받아달라는 건 나만 봐달라는 의미였다. 이기적인 당신은 더 행복해지기 위해 다른 사람을 택했다. 떠날 사람은 나인데, 당신이 나를 떠났다.


이건 당신이 내 사랑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해서 일어난 일이었다. 당신에게 나는 그저 진부한 closer였고, 흥미로운 건 stranger이었다. 나만큼 당신을 사랑한 사람도 없었다. 내가 평생동안 당신을 사랑하려는 마음을 당신은 내가 영원히 떠나지 않을 거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나는 당신에게만 쉬운 사람이었지, 만만한 사람이고 싶지는 않았다. 언제든 나를 사랑해 줄 존재, 돌아가서 흔들면 흔들릴 존재 그렇게 당신이 잘못 인식하고 있는 내게서 이제 벗어나려 한다.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당신을 나는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한 번 얼룩진 입에선 진실보다 거짓을 말하기가 더 쉬워진다. 우리는 stranger일 때가 가장 진실됐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루클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