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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ㅅㅇ Oct 10. 2016

<리스본행 야간열차>

영화에세이

우리는 어떤 일이 닥치기 전에 미리 그 일을 겪은 사람에게 물어본다. 드라마를 보고, 친구의 얘기를 듣고 감정에 몰입하지만 여운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내가 겪지 않는 이상 모든 것은 간접경험에 불과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안다고 하지만 사실상 주요 사건들만 요약해서 아는 것일 뿐이다. 역사 속 그가 그녀를 사랑했는지 사랑하지 않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성공한 사람들의 강연을 들으며 그들의 삶이 멋있다고 여겨도 우리는 보잘 것 없다던 본래의 삶으로 돌아가버린다. 낯선 것들은 마치 내 것마냥 익숙해져도 내 삶이 될 수 없다. 내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건 오직 '나만의 것'들이다.


무엇을 하던 간에 그 누구도 당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엄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엄마가 되보기 전에는 모르고, 여행을 가보지 않고는 그 나라의 공기나 느낌을 알지 못한다. 사랑한다 하여도 각자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자라 온 환경이 다른 이에게 서로의 이해를 요구하는 것은 이기적이다. 마찬가지로 모두가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난하더라도 당신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행하면 된다. 다만 누구에게도 이해를 바라서는 안된다. 남들이 말하는 나와 내가 말하는 나는 다르다. 누군가 내 삶을 놓고 상상하여 가늠할 수는 있으나 진실을 알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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