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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ㅅㅇ Oct 20. 2016

<원데이>

영화에세이

우리는 친구 이상, 연인 이하이다. 서로에게 연인이 생기면 잠시 밀려나야 하고,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다는 말을 할 수는 없다. 네게 애인이 생겼다는 말을 들으면 질투보다는 서운함이 크고, 이별에 아파하는 너를 위로하지만 내심 다시 돌아온 게 기쁘다. 스스럼없는 가벼운 스킨쉽은 그저 친근함의 표시일 뿐, 데이트 비슷한 걸 해도 너와는 선을 넘는 법이 없다. 때문에 친구로서의 확신이 더 크지만, 그렇다고 너를 남자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럴 때면 우리는 매번 타이밍이 엇갈렸고, 덕분에 아직까지 오랜 친구일 수 있었다.


내게 있어서 너만큼 각별한 사람이 없다. 힘들 때 가장 먼저 떠오르고, 좋은 소식이 생기면 먼저 알려주고 싶고, 네 시시콜콜한 일상까지 내가 다 알고 싶다.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서 자꾸 너만 찾게 된다. 역시 너 아니면 안 되겠다 싶다가도 또 우린 아니라는 생각이 왔다갔다한다. 자주 연락하고 볼 수는 없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쌓이는 믿음은 그 누구를 만나도 너보다 견고할 수가 없다.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되면서 문득 결혼은 너랑 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 왠지 너랑은 오랫동안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제는 너를 보다 내 곁에 더 가까이 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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