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영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ㅇㅅㅇ Nov 09. 2016

<노팅힐>

영화에세이

꿈속에서나 가능한 일 중 하나가 바로 연예인과의 사랑이 아닐까 싶다. 그들과의 로맨스를 꿈꾸는 것은 마치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것과 같아서 깊이 빠져들수록 외로워진다. 먼저 나는 그들을 아는데 그들은 나를 모른다는 첫 번째 난제를 뚫을 방법이 없다. 주인공은 아니더라도 그들의 삶에 카메오라도 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연결고리라고는 전혀 없는 나로써는 그들의 실물을 한 번 보는 것조차도 대단하게 여겨진다. 때문에 동경하는 연예인과의 사랑이야기는 언제나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고 상상으로만 그쳤었다. 내게 그들은 실재보다는 환상 속의 인물에 가까웠다.


대중이 사랑하는 건 한 사람이 아니라 한 연예인이다. 닿을 것 같지만 닿을 수 없고, 그들을 알지만 동시에 그들을 모른다. 우리는 단지 카메라에 비춰진 그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대강의 성격을 추리하는 게 전부이다. 그들 또한 늘어난 티를 입고 머리를 대충 묶고는 헛헛한 마음을 맥주로 달래는 특별할 거 없는 사람인데도, 우리는 다른 세상처럼 거리를 두고 그들을 바라본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도 사랑을 갈구하고, 온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아도 정작 사랑하는 사람에게 불리지 못하면 의미가 없었다. 그들 연예인이기 이전에 우리와 마찬가지로 사랑받고 싶은 평범한 한 사람에 불과다.


매거진의 이전글 <탐엣더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