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영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ㅇㅅㅇ Nov 10. 2016

<루비 스팍스>

영화에세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게 어떤 다른 모습도 강요하지 않고, 그가 그려놓은 이미지에서 벗어날지라도 그런 걸로 실망하지 않을 사람 말이다. 대개는 완전한 자신을 숨기고 상대의 이상형에 맞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싫어하는 것도 그가 좋아한다고 하면 좋아하는 게 되는 것이다. 물론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하얀 거짓말이지만, 언제까지나 그의 이상형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더 많이 자신을 숨겼을수록 나중에는 더 많이 변해버린 사람이 된다. 그래서 다들 처음엔 이상형과 연애한다고 하지만 나중엔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원수와 연애한다고 한다.


세상에 어떤 완벽한 이상형을 만난다 해도 완벽한 연애는 불가능하다. 미래의 애인이 어땠으면 하는 바람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조건일 뿐이다. 이상형이 무의미한 이유 역시 조건만 보고 사랑에 빠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이상형을 만나도 차이점 없고, 갈등 없는 당신의 마음에 쏙 드는 행동만 하는 사람은 없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그대로 존재하는데, 문제는 그를 보는 자신의 눈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당신의 애인이지 전유물이 아니다. 만나다 보면 맘에 안 드는 구석이 드러나기 마련이고, 나 역시 그런 모습을 내비칠 때가 있는데 그런 모습조차도 상대의 일부라는 걸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선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