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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ㅅㅇ Nov 23. 2016

<디태치먼트>

영화에세이

지나친 관심은 서로에게 좋지 못하다. 나는 너를 구원할 수 없다. 우리는 서로에게 아무 도움도 못되고 실망하고 말 것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도움도 안 되겠지만, 아무것도 망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책임을 묻고 싶지 않다. 사실 나는 도망치고 싶다. 이 세계에서 그 어떤 것도 짊어지고 싶지 않다. 하나를 짊어지기 시작하면 그 무게는 늘어나기만 할 뿐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 누군가는 나를 필요로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몇 마디 위로의 말이 전부이다. 나는 이익과 이기심으로 점철된 인간이다. 그렇게 변모했고 너 또한 그런 어른이 될 것이다.

 

서로를 알 필요가 없다. 어차피 우리는 서로를 다르게 기억할 것이다. 관심 있는 척 묻는 질문에는 관심이 없다. 네가 말하는 어떤 메시지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고 흘러간다. 나는 네 말을 듣지만 동시에 티비를 보고 밥을 먹을 것이다. 뭔가에 대해 깊이 알고 싶지 않다. 그 누구도 너의 관심에 감사해하지 않는다. 네가 그를 사랑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네가 그의 곁에 있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사랑도 무관심해야 쓸모가 있어진다. 너는 본디 세상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지만, 점점 그것들이 짓밟히는 과정과 함께 성장한다. 모두가 떠날 테고, 너만이 너를 단단히 붙잡아야 한다. 네가 마땅히 관심을 둬도 안전한 곳은 네 세계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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