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서울연구원 공동기획] ‘We Change’ 인터뷰
첫 아이가 처음 자전거를 타고 스스로 골목을 돌던 날, 남편이 그 모습을 찍어 조 대표에게 전송했다. “우리의 처음을 기록한 걸 축하해.” 조 대표가 남편에게 보낸 답장이다. “아이가 주는 기쁨과 사랑이 정말 커요. 누군가의 영원한 처음을 지켜볼 수 있다는 건 정말 아름다운 일이고, 큰 행복이잖아요. 그런데 꼭 육아와 사회생활 중에 선택해야만 하는 걸까요?” 조 대표는 ‘엄마 됨’을 거세하고 사회에서 성공한 여성 선배들과 사회성을 희생해 엄마로 남은 사람들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꿈은 큰 결심 없이도 부모가 되기를 결정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환경을 만들려고 이렇게 뛰는 거죠.”
인터뷰 끝자락에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줄 말이 있느냐 물었다. “잠시 생각해 보겠다”며 얼마간 뜸을 들이던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 “민폐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혼자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사회가, 우리가 함께 짊어져야 할 일이 맞습니다.” 세상을 바꾸겠다며 때로 내 아이의 성장을 놓치기도 했을 조 대표가 스스로에게 수도 없이 던졌을 말이다.
두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 사회적으로 발언하고 활동하고 싶은 활동가, ‘86년생 조성실’ 안의 두 이름은 이제 조화롭게 걷는 법을 배운 듯 보였다. 내 아이와,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자신의 어깨에 조금 더 무거운 짐을 진 채. “저 자신과 아이들을 위한 변화, 당사자인 제가 직접 만들어가야죠.”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640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