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하늘 보는 걸 꽤 좋아해서 노을이 지는 저녁 7시 즈음이 되면 아파트 복도 난간에 매달려 멍하니 서있더랬다.
저녁노을 풍경이야 장소를 마다할 리 있겠냐마는 그렇게 시간 맞춰 하늘을 볼 때면 그 예쁜 풍경에 울컥 눈물이 고이기도, 벅차올라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마치 하늘이, 또는 신이 오늘도 잘 살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푹신할 것 같은 구름에 안기고 싶었고 끝없는 하늘에 눕고 싶었다.
해가 지면 시끄러웠던 하루가 끝났음에 안도했고, 밝아 훤히 드러난 나의 낯이 가려짐에 숨이 놓였다.
그렇게 밤새 침대에 달라붙었던 몸을 간신히 떼어내 출근하던 길. 새벽과 아침 언저리, 그 특유의 신선한 공기가 유난히도 반가웠던 날.
저 푸른 하늘에는 지난밤의 기억을 담은 달이 지지 않고 남아있다.
아침 달을 보는 기분이 묘해서 등허리가 간지러워진다. 그러고 보니 달은 아무도 모르게 떴다가 모두가 깨기 전에 사라지는구나. 끝내야만 완벽했던 하루를 살아내느라 해가 지는 쪽만 알아서 그게 전부인 줄, 그러면 괜찮은 줄만 알았는데 어쩌면 아닐수도 있겠네.
해가 아닌 달을 만나도 안도하고 숨 쉴 수 있으며, 여전히 위로받을 수 있다. 샘솟는 호랑이 기운까지는 아니어도 살랑이는 예감이 나쁘지 않다. 아침을 깨우는 커피 한 잔도 내게 위로가 된다면, 하루가 주는 선물같은 시간을 부지런히 누려봐야겠다.
부디, 아침에 지는 달을 배웅하기에 지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