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으로 짜장면에 탕수육을 먹는데 이상하게 소주 한 잔이 먹고 싶어졌다.
밥과 술의 경계선 하나는 딱 부러졌던 데다가 술을 즐겨 먹는 것도 아니면서 이상하게 그랬다.
짜장면 한 젓가락에 찰랑거리는 소주 한 잔이 왜 그렇게 맛있던지.
솔직히 소주는 쓰기만 했는데도 그날의 저녁은 참 맛있었고 여전히 짜장면을 볼 때면 술과 참 잘 어울리더라는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떠든다. 눈물 젖은 빵, 눈물 젖은 라면이 이런 맛이었을까.
아 그런데, 영 채워지지가 않네
음식도 술도 먹는 대로 배가 불러야 할 것이 그냥 하염없이 채우기만 하는 것 같다. 그냥 먹어도 맛이 없을 수 없는 짜장면과 탕수육인데 소주 한 잔이 뭐라고 마음을 두드리고 머리를 울린다. 그 어느 때보다 꼭꼭 씹어 삼켜본다. 잘 먹지 않는 단무지도 베어 물고 탕수육도 한 입에 욱여넣고 최선을 다해 오물거린다.
그냥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모처럼 깨끗하게 비운 그릇들 옆, 큰맘 먹고 주문한 소주는 반 병도 넘게 남았다.
술의 쓴 맛은 느끼지 않기 위한 방패였을까. 아니면 어떻게든 채우려던 지푸라기였을까.
저녁 배꼽시계가 울려 그런 줄 알았지, 허기져서 그런 줄 알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