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오빠가 언니를 지하철역까지 태워다주고 있어.
아침에 통통이가 없는 빈 집에서 혼자 있는 게 많이 겁나나봐.
언니는 이제 네가 없는 집에서 나가고, 들어오는게 아주 조금 익숙해진 것 같아
여전히 불을 끄지 못하고, 어쩐지 허전한 느낌에 여기저기 가끔 둘러보기는 하지만말야
네가 여기에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제는 없다는 것을 언니는 매 초마다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야.
너와 함께 덮었던 이불, 어쩌다보니 너의 것이 되었던 담요를 한 켠에 쌓아두고는 퇴근하면 그리로 달려가
손바람으로 멀찍이서 코만 킁킁거려. 행여 그 꼬숩한 냄새가 사라질까봐 얼굴을 부비지도 못해.
결국 또 눈물이 터지는거야.
냄새는 왜 영원하지 않는걸까. 냄새를 구현하는 기술은 왜 아직 안 만들어졌을까.
암도 고치는 세상이고 자동차도 자율주행은 한다는데, 왜 안되는 게 아직도 있는거냐고
무엇을 원망하는지도 모르면서 그냥 쏟아내
언니는 통통이 냄새를 엄청 좋아했어. 누구는 동물 냄새라고 싫어하기도 했지만 아무렴 무슨 상관이야.
통통이는 그런 냄새 조차 안나는걸, 그럼 또 어때. 언니에게는 그저 좋은 냄새일 뿐이야.
기억나? 네가 내 손바닥에 머리를 대고 누우면 나 속으로 엄청 좋아했어. 이대로 오래 잠들었으면 싶어서 손이 저릴 때까지 꼼짝도 안했어. 너를 따뜻하고 편안하게 해줬다는 게 너무 너무 뿌듯하고 좋았거든. 너한테 좋은 주인이,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았어. 작은 부스럭에 눈을 뜨고 자리를 옮겨버리면
여기, 여기와서 누우라고 반대 손을 재빨리 펴내고 남은 손바닥에 남은 네 향기를 킁킁거렸어.
발바닥 냄새는 말할 것도 없지. 목욕하고 나는 샴푸 냄새, 목욕 안해서 나는 꼬수운 냄새, 자고 일어나면 강아지도 꼬질꼬질해지더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부 다 사랑스러워. 털에 벤 냄새로 종일 누구 품에 제일 오래 있었는지도 알 수 있었고, 하도 뽀뽀를 많이해서 눅눅해진 정수리는 얼마나 귀엽게. 퇴근하고 오면 신명나게 반겨주는 통통이를 번쩍 들어올려서 구석구석 냄새 한번만 맡게 해달라고 사정 사정 했는데 엄마는 그런 언니더러 변태같다고 했다? 변태 아닌 집사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근데 꼭 코를 대지 않아도 옆에 누워만 있어도 났던 냄새가 있었어. 말랑한 코에서 나는 냄새, 언니 배게에 누워있던 자국난 침 냄새, 네가 앉아있던 자리에서 나는 냄새. 어스름한 잠결마다 들숨과 날숨 사이사이 전해지는 네 향기가 날 얼마나 행복하게 해줬는지 몰라. 통통이 냄새가 난다는 건 네가 내게 가까이 있다는 거니까.
그렇게 너의 향기는 내 위로였고 응원이었는데.
지금도 있는 힘껏 숨을 들이마시면 공기 어디엔가 통통이 냄새가 나는 것만 같아
며칠 전으로 돌아가 차갑게 식어가던 너를 조금 더 안아줄걸, 그러면 냄새도 더 오래 남았을텐데. 더 깊이 베였을텐데. 네가 마지막으로 누웠던 담요를 오늘도 만지작 거려.
이 냄새가 조금 더 많이, 더 오래오래 집 안에 가득 퍼졌으면 좋겠다
퍼지고 퍼져서 이 세상 전부를 뒤덮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