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랑 오빠는 다른 강아지는 더 못 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짜증 나게 사랑스럽고 귀엽고 예쁜 너희들과 보내는 시간을 언젠가는 끝내야 하고
또 강아지별로 보내야 하잖아.
오빠는 피피랑 아롱이, 그리고 너까지 보냈는데도 적응되지 않는대.
그래서 참 속상하고 마음이 아파. 왜 너희들과 함께하는 삶은 왜 이렇게 짧을까.
그러니까 언니는 인생의 반을 애견인으로, 견주로, 너의 언니와 엄마로, 친구로 살았는데
다시는 그 세계에 발을 들이지 못하겠다는 거야.
마치 소속감을 잃은 것 같이 시도 때도 없이 공허함이 찾아와서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남겨진 것 같아.
미처 몰랐던 거야 언니도. 언니 삶의 대부분도 통통이였다는 걸.
나한테도 마음 붙일 데가 너밖에 없었더라고. 내가 하루 종일 기대하는 건 너를 만나는 시간이었어.
내키지 않은 시간을 견뎌야 할 때도 네가 있어서 힘을 냈고 의지하며 지냈었으니까,
고 작은 몸통 하나가 나를 숨 쉬게 했으니까.
나는 네게 좋은 가족이었을까. 네가 정말 나와 있어서 조금이나마 행복했을까.
언젠가 꿈에 나와 언니랑 지내서 좋았다고 한 번만 말해줄래, 강아지 말로 해도 언니가 다 알아들을게.
오늘은 회사에서 사람들과 점심을 먹었어. 다른 사람들과 있다 보니
네가 이 현실에 없다는 게 조금은 잊히기도 해.
그러다 흠칫, 너를 닮은 이야기들이 귓가에 맴돌면 어김없이 가슴에 돌 하나가 얹어지더라.
아직 더 슬퍼야 하나 봐.
퇴근하면서는 늘 노래를 불렀었어. "우리 통통~ 통통이를 보러 가야지~"
그렇게 집에 도착해 갈 때면 부러 세게 걷기도 하고 멀리서부터 너를 부르기도 했지.
너의 기다림이 조금이라도 빨리 끝났으면 해서.
아무 음이나 마음대로, 불러지는 대로 너를 향해 네가 있는 집으로 달려가는 퇴근길이었는데.
여전히 습관적인 흥얼거림이지만 어쩐지 조용해.
이렇게 또 너의 존재가 사라져서 달라지는 순간을 마주했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순간들을 발견하고, 눈물로 보내야 네가 없는 삶이 익숙해질까.
뭐, 그게 무섭지는 않아.
나는 최선을 다해서 네가 있던 순간들을 찾고 눈에 띄기를 기다리고 또 발견할 거야.
통통이와 함께했던 순간들을 기억하고 추억하면서 최선을 다해 마음 아파할 거고
그러다가 못 견디겠으면 엉엉 울어버리기도 할 거야.
그래야 우리 통통이가 이제 아프지 않고 즐겁게 지내고 있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거든.
그래야 너를 잘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야.
언니는 어제도, 오늘도 귀염진 통통이 사진을 SNS에 올렸어.
네가 떠난 지 고작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 사진을 빤히 보고 있다 보면
너의 모든 움직임들이 마치 한여름밤의 꿈같아 신기루처럼 사라질까 봐 열심히 붙잡는 중이야.
내 삶의 대부분도 너였는데, 그래도 너만큼은 아니라는걸 알아.
그 사랑을 내가 다 갚을 수는 있을까.
작은 몸통에 복슬복슬 털이 찐 최고의 강아지 통통. 엄청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