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떡볶이를 좋아했을까?

by whilelife


1. 공자는 떡볶이를 좋아했을까?



떡볶이는 달콤하고 매콤한 양념이 쫄깃한 떡과 잘 어우러지는 최고의 간식, 훌륭한 한끼입니다. 그래서인지 두 아이 모두 떡볶이를 좋아합니다. 마침 제가 사곳에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시장이 있습니다. 시장 골목에는 맛있는 떡볶이 집이 한 군데 있지요. 어린 시절 학교 앞에서 먹던 추억이 떠오르는, 그런 맛을 낼 줄 아는 집입니다.


저는 종종 밥하기 힘겨울 때, 매콤달콤한 간식이 그리울 때, 아이들을 데리고 시장엘 갑니다. 아이들도 저도 모두 윈윈하는 날입니다. 아이들과 조잘대며 떡볶이를 먹는데, 제 입에서 또 '공자 선생님이 그러시는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공자'라는 소리만 나오면 '아! 엄마! 또 공자선생님?" 합니다.


잔소리를 할 때 공자 선생님을 너무 팔았던가? 싶어 가슴이 뜨끔합니다. 그리고 상상해봅니다. 실제 공자선생님이 우리 아이들과 떡볶이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삶의 지혜를 들려주었다면 어땠을까요? 아이들과 떡볶이를 먹는 이 자리에 공자께서는 함께 해주실까요?


사실, 2000년여년 전, 공자의 시대에는 떡볶이가 없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추론을 한 번 해볼까합니다. 당시에 떡볶이가 존재했다면 공자는 떡볶이를 좋아했을까요? <논어>의 향당편에는 공자의 식생활과 관련한 기록이 있어 이를 참고로 상상해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공자는) 상하여 쉰밥과 상한 생선, 부패한 고기를 먹지 않으셨으며,

빛깔이 나쁜 것과 냄새가 나쁜 것을 먹지 않으셨으며,

요리를 잘못한 것과 제철에 나지 않는 것을 먹지 않으셨다.

고기가 많더라도 밥보다 많이 잡수시지 않으시고,

술은 일정한 양이 없으셨으나 어지러운 지경에 이르지는 않으셨다.


食饐而餲, 魚餒而肉敗, 不食,

사애이애, 어뇌이육패, 불식,

色惡不食, 臭惡不食, 失飪不食, 不時不食.

색악불식, 취악불식, 실임불식, 불시불식.

肉雖多, 不使勝食氣, 唯酒無量, 不及亂.

육수다, 불사승사기, 유주무량, 불급란.


-논어 향당 8장-




위의 내용을 보면 공자는 제철 재료로 잘 만들어진 음식을 과식하지 않고 적절히 드신 듯 합니다. 쉬거나 상한 음식은 절대 드시지 않고 고기와 술도 적당량만 드셨다합니다. 음식이 귀했을 그 옛날에도 절제력 있는 식습관을 일상에서 실천하시다니 놀랍습니다. 저는 마치 지금 아니면 못먹는 것처럼 과식하고 배가 아파 소화제를 일상으로 먹고 있으니, 자기 절제력이 천지차이입니다.


참! 절제력에 감탄하다가 그만 주제를 놓쳤습니다. 우리는 공자께서 떡볶이를 좋아하셨을지에 대해 추측해보는 중인데 말입니다. 떡볶이는 매콤하고 달콤한 맛이 자극적입니다. 공자는 자극적인 맛을 멀리 하셨을 것 같아 어쩐지 떡볶이를 썩 좋아하지는 않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 공자가 진정 좋아하는 것은?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공자는 젊은 세대, 어린 아이들에 대한 기대와 애정이 컸다는 사실입니다. 다음의 논어 구절을 보면 그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우리 보다 뒤에 태어난 이들은 두려워할만한 존재다.

앞으로 다가올 세대들이 지금 사람만 못할리가 있겠는가?"


子曰 後生可畏, 焉知來者之不如今也.?

자왈 후생가외, 언지래자지불여금야?


-논어 자한 22장-




위의 구절을 보면 공자는 자기보다 뒤에 태어난 이들이 더 뛰어나리라는 기대감을 드러냅니다. 이는 지금까지 축적된 학문의 결과를 습득하고 이를 이어 더 큰 학문으로 확장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입니다. 그만큼 뒤에 오는 세대들에 대한 믿음이 강했던 듯합니다. 다음 구절을 읽어보면 공자가 자신보다 더 어린 젊은 세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잘 드러납니다.





공자가 말했다.

"늙은이는 편안케 해주고,

벗에겐 믿음을 주며

젊은이들은 포용해주리라."


子曰 "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

자왈 노자안지, 붕우신지, 소자회지.


-논어 공야장 25-




공자가 스스로 자신이 이렇게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말입니다.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말이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것들입니다. 각각의 세대에 맞게 상대의 심리적, 사회적 상황에 맞추어 행동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모두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중에서 특히 주목하고 싶은 말은 젊은이들을 포용하겠다는 말입니다. 공자는 이처럼 뒷 세대의 가능성을 믿고어주고, 포용해주려 했것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공자는 지금 살아있지 않지만 만약 오래 살아 계셨다면, '떡볶이 한 그릇 사주세요!'라는 말에 흔쾌히 사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떡볶이 먹는 우리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우리가 건네는 떡볶이 한 점도 맛있게 드셔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말이지요. 결론은 이것입니다. 공자의 식성에 떡볶이가 맞지 않더라도, 뒷세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공자는 기꺼이 우리와 떡볶이 한 접시를 나눠드실 것이라는 말이지요. 그리고 '사는 게 힘들어요.' 라며 징징대는 우리에게 위로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우리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할 것입니다.


공자는 떡볶이를 사랑했을까요?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면 공자가 진정 사랑하는 대상은 사실 떡볶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떡볶이를 즐겨 먹으며 자라온 지금의 우리. 공자가 그리 기대하고 품어주고 싶어했던 뒷세대인 우리 자신입니다.


항상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공자가 기대하던 바로 그 존재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하여 이 글이 공자와 떡볶이를 나누어 먹으며 선생님 한 입, 나 한 입 사이좋게 나누어 먹으며 편안하게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