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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y Oct 24. 2021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기를

Revised on Oct 24, 2021

생각보다 사랑을 주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사랑을 받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솔직히 나도 둘다를 잘하는 편은 아니다. 그리고 나는 누구보다 사랑받길 간절히 원하던, 아니 누구보다 사랑을 갈구하던 사람이였다. 


식물을 키우면 가장 먼저 사랑을 주는 법을 배운다. 그러다 우연히 식물들을 만나 사랑을 주는 법을 배웠고, 사랑을 주는 것이 사랑을 받은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을 식물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처음 식물을 데리고 와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식물의 이름과 물 주기 등을 속으로 외운다. 물은 일주일에 몇 번이나 주어야 하는지, 혹여나 식물에게 지금의 새로운 자리가 너무 덥거나 춥지는 않은지, 해빛과 바람은 충분한지 걱정하며 애지중지 관심과 사랑을 준다. 이제 식물은 주인이 주는 사랑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곧 연두색 새 잎을 올린다.


백합의 꽃봉오리 (사진: 나)


초보 식물 주인은 자기는 한 것도 없고 물만 주었는데 혼자 아주 잘 자란다며 사진까지 찍어 자랑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그 주인은 모르나 보다. 식물이 목마르지 않게 물을 주고, 충분하게 빛을 보여주고, 바람을 쐬어준 주인의 관심과 노력이 새 잎을 올린 것인데 말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식물을 대하는 마음과 생각이 사랑을 주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 방법은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목말라하면 물을 건네주고, 어두워 보이면 빛을 보여주며, 답답해 보이면 바람을 쐬어준다. 신기하게도 사람도 식물과 같이 고맙다고 보답이라도 해주듯이 어두웠던 얼굴에 웃음꽃을 피워준다. 아직도 그 벅차오르는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웃게 하는것이 사랑받는 것보다 훨씬 기쁘고 행복한 것임을 식물을 키우며 배웠다. 나는 내가 식물을 키우는 줄 알았는데, 결국 식물이 나를 키워주고 있었다. 


앞으로도 나는 내가 사랑받기보다는 꾸준히 사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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