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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섭 Aug 06. 2019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를 걷다-전북권(5)임실읍~뒷밤재

임실군 임실읍 ~ 남원시 뒷밤재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를 걷다-전북권(05)임실군 임실읍 ~ 남원시 뒷밤재

[조용섭/2019.07.23.]       


  

오리정. 옛 남원부를 오고가는 사람들을 맞이하거나 이별하던 곳이다. 이순신 장군이 남원부로 들어설 때 이곳에서 정철 일행을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오리정 안내문에는 춘향전의 이도령과 춘향이가 이별의 정을 나누던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4월24일 맑음. 일찍 출발하여 남원에 이르렀는데, 고을에서 15리 쯤 되는 곳에서 정철(丁哲) 등을 만났다. 남원부 5리 안까지 이르러서 내가 가는 것을 송별하였고, 나는 곧장 10리 밖의 동쪽(東面) 이희경(李喜慶)의 종 집으로 갔다. 사무친 애통함을 어찌하리오.(<난중일기> 중)    


4월 23일 임실현 치소(治所)에서 하룻밤을 머문 이순신 장군은 다음날 아침 일찍 길을 나서 남원부 앞 15리(6km) 즈음에서 정철 일행과 해후를 한 후, 부성(府城)으로 들어가 저녁나절까지 함께 시간을 보낸 듯하다. 연구자들은 그 일행 중에 선산부사 출신으로 이순신 장군의 종사관과 남원부사를 지낸 정경달(丁景達. 1542~1602)이 동행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는 장군이 의금부에 투옥되어 있을 때 임금 선조에게 직접 구명운동을 벌인 인물이다. 또 전라좌수영 소속 낙안군수로 있으면서 장군 휘하에서 견내량, 안골포 해전을 함께 치른 신호(申浩.1539~1597)라는 인물도 당시 남원 교룡산성 수어사로 부임하여 성을 지키고 있었는데, 정철과 동행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이 실명으로 밝힌 정철 역시 장군 휘하에서 많은 전투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는 전라좌수영 관내(여수)에 장군의 모친과 친지들의 거처를 마련해주었고, 장군이 의금부에 투옥되었을 때 적극적인 구명활동을 하였다. 그런데 ‘디지털여수문화대전(여수향토문화백과)’에는 정철이 1595년 부산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말재 옛길. 길을 너르지만 무릎까지 차오르는 풀섶으로 길 찾기가 쉽지 않다.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7월 중순, 전북의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 다섯 번째 답사를 위해 지난 구간 종료지점이었던 임실보건의료원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이번 구간은 임실읍에서 출발하여 오수면을 거쳐 남원으로 들어서는 길을 걷게 된다.


임실보건의료원에서 임실119안전센터를 지나 삼거리에 이르면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감성마을 입구를 지난다. 길은 군부대의 철조망과 나란히 이어지며 말재(마치馬峙) 고갯마루에 닿는다. 말재 옛길은 정면으로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임도)를 버리고 왼쪽 폐농장 아래로 크게 방향을 꺾어 숲속으로 들어서야 하니 진행에 주의를 요한다. 옛길은 비교적 넓은 산길로 이어지지만 무릎까지 웃자란 풀숲에 발 디디기가 쉽지 않다. ‘말재’ 옛길과 임도를 활용한 ‘말재 순환길’을 조성하여 걷기 코스로 활용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성수면 오류리의 외딴집 앞으로 내려서는 옛길은 트랙을 참조하지 않았다면 진행이 쉽지 않았을 듯하다.



            

오산마을 입구 삼거리에 있는 오수의견상과 의상정.         

   

외딴집에서 매실과수원 사이의 길을 내려서서 전라선 철길 아래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크게 방향을 틀며 이차선 도로가 일직선으로 펼쳐진다(4km). 오촌마을 입구(오암3길 이정표)에 이르면 왼쪽으로 진행하여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는 오수의견비와 의상정(義想亭), 오촌마을 표시석이 있다.


옛 17번 국도를 걸어 ‘인화초중고’ 앞을 지나면 왼쪽 둔남천 제방으로 올라서서 오동교까지 진행한다. 둔남천은 오수 시가지를 벗어날 즈음 오수천에 합류하여 순창으로 흘러 섬진강의 수계를 이룬다. 오동교를 건너 상신마을 앞을 지나면 오수면 시가지가 가까워져 있다. 오수면은 면단위의 지역답지 않게 시가지가 꽤 발달되어 있고 상권도 꽤 큰 듯하다.


옛 이름이 둔남면으로 대부분의 땅이 옛 남원부의 소속이었던 오수에는 조선시대에 종6품 찰방이 주재하는 오수역이 있었다. 오수역은 경상도 함양, 하동과 남부 전라도 순천, 낙안을 잇는 역참 11곳을 관할하던 ‘오수도’의 주 역참이었다. 불과 36년 전인 1983년에도 남원시 덕과면의 금암리가 오수면에 편입되었을 정도로 오수는 남원과 지정학적으로 뿌리가 같은 곳이다. 1992년 8월에 행정구역명을 둔남면에서 오수면으로 바꾸었다.      


          

남원시 덕과면 이정표. 17번 국도(춘향로) 오수교차로 아래를 지나면 백의종군로는 옛 17번 국도로 덕과면 소재지 앞으로 이어진다. 남원시에는 이순신장군 백의종군로 이정표와 종합안내판을 설치하여 길 안내를 하고 있다.   

      

오수면사무소와 오수시장 앞을 차례로 지나 오수천이 흐르는 금암교를 건너면 남원으로 들어서는 17번국도 오수교차로가 지척이다. 이곳에서는 국도 아래를 지나 남원시 덕과면 소재지 앞으로 이어지는 옛 국도로 진행한다. 오수교차로부터는 남원시에서 세운 백의종군 이정표가 길을 안내하고 있으며, 주요 장소에는 종합안내판도 세워 개념도와 거리,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가 지니는 역사적 사실과 의미를 알리고 있다.     


           

남원시 사매면의 들녘 풍경. 사진 뒤 중앙에 보이는 봉우리는 만행산 천황봉이다.         

   

3.1운동 기념비가 있는 남원시 덕과면 월평정류소와 사매면 사매초등학교 앞을 지나 사매교차로를 지나면 17번국도(춘향로)와 나란히 걷게 된다. 진행방향 도로 왼쪽으로 넓은 인도가 있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이곳에는 춘향전의 고장 남원답게 길 곳곳에 ‘춘향이 버선밭’ 등 춘향전 관련 내용을 담은 조형물들이 조성되어 있다.


이즈음에서 만나는 오리정(五里亭)은 예전 남원을 오고가는 사람들을 맞이하거나 이별을 하던 곳이다. 이순신 장군이 정철 일행을 만난 고을 앞 15리(6km) 되는 곳도 거리상으로 보아 이곳 즈음으로 추정된다. 오리정은 백의종군로 상에 있는 오리정휴게소에서 도로 아래 통로로 다녀올 수 있다. 17번국도 대율교차로에서 국도를 벗어나 왼쪽으로 진행하면 넓은 공터가 나오고, 왼쪽 산자락 방향으로 ‘춘향길’ 안내판이 서있다. 이 오래되고 호젓한 이차선도로는 예전 17번 국도이자 오래전부터 한양과 통영을 잇는 조선시대 도로 ‘제 6路’인 ‘통영별로’ 상의 길이기도 하다. 배롱나무가 꽃망울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는 뒷밤재 고갯마루에서 오늘의 여정을 마친다.


약 24km 운행에 휴식시간 포함 7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이 더운 날, 짧지 않은 길을 동행해준 하동군청 김성채 학예사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조용섭 협동조합 지리산권 마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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