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주워 들어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의
뉴질랜드는 당초 무인도였다. 퉁 쳐서 '퍼시픽 피플'로 불리는 남 태평양의 작은 섬들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태초에 '와카'라는 배를 타고 와서 살고 있었고 (이들을 '마오리'라고 한다), 후에 네덜란드와 영국을 비롯한 많은 유럽인들 (이들을 '파키하'라고 한다)이 대거 이주하여 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뉴질랜드의 음식 문화는 마오리 음식과 유럽인, 특히 영국인의 음식으로 대표된다. 이 외에 인구는 당초 무인도였다. 퉁 쳐서 '퍼시픽 피플'로 불리는 남 태평양의 작은 섬들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태초에 '와카'라는 배를 타고 와서 살고 있었고 (이들을 '마오리'라고 한다), 후에 네덜란드와 영국을 비롯한 많은 유럽인들 (이들을 '파키하'라고 한다)이 대거 이주하여 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뉴질랜드의 음식 문화는 마오리 음식과 유럽인, 특히 영국인의 음식으로 대표된다. 이 외에도 인도와 중국으로부터 매년 많은 이주민이 유입되고 있어 인도 음식과 중국 음식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참고로 2020년 태어난 아기의 이름으로 등록된 성이 'Singh' (인도 성)인 것으로 발표돼 뉴질랜드인들 모두 놀라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70% 정도가 유럽계이므로 유럽 음식은 뉴질랜드 음식 문화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우선 아이들의 학교 도시락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자면, 주로 식빵에 잼을 바르고, 사과 한 개, 과자 종류 하나를 싸온다. 사과도 한 개를 껍질째 먹기 때문에 도시락 준비를 아이가 직접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점심을 이 정도로 간단하게 먹는다면, 아침은 든든히 먹을까? 아침은 주로 시리얼을 먹는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른들의 아침과 점심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한다. 실제로 마트에서 다른 사람들이 장 보는 것을 눈여겨보면 시리얼 몇 상자, 식빵 몇 봉지, 우유 몇 통 이런 식이다. 키위로부터 점심 식사에 초대되어 집으로 간 적이 있었는데 차와 비스킷, 과일 정도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것이 그들의 점심이었다.
저녁으로는 무얼 먹는지 잘 모르겠다. 파티라고 해서 가면 소고기 스테이크를 구워 먹는 것으로 보아 파티가 아닌 경우에는 스테이크를 먹을 것 같지는 않다. 심지어 어떤 때는 바비큐 파티라고 해서 가보면 바비큐 그릴에 구운 소시지가 전부일 때도 있다. 그 구운 소시지와 양파를 식빵에 넣어 케첩을 뿌려 먹는다. 레스토랑에서 저녁 메뉴를 보면 메인 메뉴가 소고기 스테이크와 돼지고기 립, 홍합 찜 (뉴질랜드는 녹색 잎 홍합이 흔하다), 피자 종류, 파스타 종류가 전부이다. 다국적 기업이 아닌 로컬 햄버거 가게도 제법 있는 것으로 보아 햄버거도 많이 먹는 것 같다. 코로나 락 다운으로 인하여 국경과 경제가 폐쇄되고 한 달간 집에서 머물러야 했을 때도 그 경계가 시행되기 전날과 해제된 날 햄버거 가게 앞이 사람과 차로 붐벼 뉴스에도 나올 정도로 화제였다.
햄버거는 내 인생의 햄버거를 만났을 정도로 맛이 좋다. 그러나 프라이드치킨은 KFC가 전부이다. 그마저도 한국 KFC와 다른 튀김옷이라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 우리 집은 KFC의 화이어 윙만 먹고 가끔 두 시간 거리의 오클랜드에까지 가서 한국인 치킨 집에서 치킨 두 마리를 사 온다. 서비스로 주시는 치킨 무는 눈물 나도록 맛있다. 오클랜드에 갈 여유가 안 될 때에는 유튜버 망치 아줌마의 레시피로 직접 만들어 먹곤 한다.
마오리 전통 음식으로는 '항이 (Hangi)'가 유명하다. 지열이 많은 땅의 특성을 이용하여 각종 야채와 고기 등을 땅 속 뜨거운 구덩이에 넣어 몇 시간이나 익혀 먹는 요리이다. 내가 만난 모든 마오리는 이 항이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했으나 나는 아직 맛본 적이 없다. 가끔 차가 밀리는 도로에서 종이 팻말에 '항이 팝니다'하여 간이로 파는 것을 본 적은 있으나 어디를 가야 항이를 먹을 수 있는지 모른다. 그만큼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닌 것 같다.
뉴질랜드의 국경일 중에는 안작 데이 (Anzac Day)라고 하는 제1차 세계 대전 중 갈리폴리 전투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추모하는 날이 있다. 생강 맛이 일품인 '안작 쿠키'라고 있는데, 그 당시 군인들이 참전을 위해 집을 떠날 때 배고플 것을 걱정한 가족들이 싸준 쿠키였다고 한다. 마치 한국 전쟁 때의 주먹밥 같은 거였나 보다. 그 안작 쿠키는 마트 어디에서든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반 가정집에서도 각자의 레시피로 즐겨 만들어 먹는 음식이다. 여러 사람으로부터 안작 쿠기를 선물로 받았는데 맛과 식감은 조금씩 달랐어도 은은하게 풍기는 생강 맛이 인상 깊은 내가 사랑하는 뉴질랜드 간식 다섯 가지 안에 든다.
뉴질랜드인들이 단연 가장 사랑하는 스낵은 칩스이다. 감자튀김도 칩스라고 부르고, 감자칩 과자도 칩스라고 부른다. 영국인 하면, '피쉬 앤 칩스'라고 뉴질랜드에서 피쉬 앤 칩스는 인기 메뉴이다. 동네마다 피쉬 앤 칩스를 파는 분식집 같은 가게도 있고, 바닷가 근처에는 어김없이 안 가고는 못 배기는 유명한 피쉬 앤 칩스 가게가 있다. 내게는 어느 가게를 가든 피쉬 앤 칩스는 같은 맛이지만 늘 함께 마시는 '엘엔피 (L&P)'라는 뉴질랜드 탄산음료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탄산음료이다. Paeroa라는 지역의 물로 만든 일종의 레모네이드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뜨거운 감자튀김과 탄산음료를 먹는 것 같다. 어딜 가도 빠지지 않는 메뉴이다. 마트에 파는 감자칩 과자 종류도 저렴하고 다양하다. 모든 종류의 감자칩을 맛보고 우리 집 단골 감자칩을 결정하는 데 한참이나 걸렸다.
튀김과 탄산음료를 많이 먹는 뉴질랜드인들도 비만이 일으키는 합병증의 심각성을 자각하면서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는데 그것은 '스시 (Sushi)'의 인기로 이어졌다. 한국인이 생각하기에 스시는 날 생선이 올라간 초밥인데 뉴질랜드에서는 그냥 김밥 모양이면 다 스시다. 나도, 딸아이도 스시를 좋아하여 여러 스시 가게를 자주 다니는데 가 보면 항상 머리가 노란 외국인들도 많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거의 모든 스시 가게가 한국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스시 가게의 전성기 소식을 들은 중국인들이 비싼 권리금을 주고 스시 가게를 인수하였다가 후에 맛이 변질되어 영업이 원활하지 않게 되자 다시 싼 값에 매각하여 이제 다시 스시 가게의 대부분이 한국인의 소유로 복귀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뉴질랜드인들의 입맛에는 한국인이 만든 스시가 더 맞는 모양이다. 내 입맛에도 그렇다.
뉴질랜드는 굴뚝 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농산물과 축산물을 제외하고는 과자나 음료 브랜드뿐 아니라 많은 분야의 브랜드들이 다국적 기업의 것이거나 미국 기업 또는 호주 기업의 것이다. 어쩌다 100% 뉴질랜드 자본 기업을 만날 수 있는데 이런 기업들은 반드시 브랜드 로고 위 또는 뒷면의 브랜드 설명 어딘가에 반드시 '100 per cent owned by New Zealand'라고 기재되어 있다. 내가 BTS를 포함한 메이드 인 코리아에 열광하는 이유와 같을 것이다. 애국자는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