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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준란 Jul 28. 2020

대만 원주민 항쟁을 담은 <워리어스 레인보우>

팟캐스트 <차이나는무비 플러스>  



영화 이야기에 인문학을 얹었다! 한중일 횡단 토크쇼 <차이나는 무비 플러스>입니다! 오늘은 대만 영화 시리즈 2탄으로 웨이더셩(魏德聖) 감독의 < 워리어스 레인보우(시디크 발레)>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좌) <워리어스 레인보우 1 : 항전의 시작> 포스터, (우)<워리어스 레인보우 2 : 최후의 결전> 포스터


감독 이야기를 좀더 하자면 웨이더셩(魏德聖) 감독은 1990년대부터 단편작품들을 제작하였고 2008년 <하이자오 7번지(海角七號)>가 대만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크게 흥행하면서 대만 영화계에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는 대만 영화가 쇠퇴기에 놓여져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대만 영화의 재부흥을 이끈 감독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심으로 총 제작비 6억 위안, 역대 대만 영화 제작비 중 최고를 기록한 작품인 <워리어스 레인보우> 시리즈를 만들 수 있던 것이죠.


영화의 원제목은 ‘싸이더커 바라이(賽德克‧巴萊)’입니다. ‘시디크 발레(Seediq Bale)’라고도 하죠.  ‘싸이더커(賽德克) 바라이’라는 원제로는 어떤 영화인지 감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우선 여기서 ‘싸이더커(賽德克)’는 대만 원주민 중 한 부족의 이름이자 그들의 언어로 ‘사람’이라는 뜻니다. ‘바라이(巴萊)’는 ‘진정한’이라는 의미이죠. 따라서 대만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이자 ‘진정한 인간’에 대한 영화 정도로 해석이 됩니다. 그러나 대만 원주민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영화의 영어 번역 제목을 따라 <워리어스 레인보우>로 개봉이 되었죠.


그런데 <워리어스 레인보우>라는 제목을 들으면 할리우드에서 잘 만들어진 블록버스터 전쟁 영화를 기대하게 됩니다. 실제로 대규모 전투 장면을 포함해 블록버스터의 요소가 담겨 있지만 사실 이 영화는 대만의 복잡한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만도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은 역사 속에서 오래 전부터 그 땅에서 살고 있던 원주민 부족들이 문화적으로 탄압당하고 강제노역 등에 동원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결국 분노가 터지고 일본의 지배에서 자유를 찾기 위한 항쟁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미는 영화의 원제 속 부제에서 보다 잘 드러납니다. 1편의 부제는 ‘태양기(太阳旗)’로 일장기를 의미하고 2편의 부제는 ‘채홍교(彩虹桥)’로 무지개 다리를 뜻합니다. 이때 무지개는 영화 속에서 설명하듯이 시디크족의 문화에서 조상의 혼을 상징하죠. 무지개 다리를 건너면 선조들이 잠들어 있는 세계로 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부제는 영어로 또 우리말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각각 ‘항전의 시작’과 ‘최후의 결전’이라는 제목으로 바뀌게 되었죠. 제목에서 영화가 담고 있는 실제 사건과 그 사건이 가진 의미가 크게 와 닿지 못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영화 <워리어스 레인보우 1 : 항전의 시작> 스틸컷 (출처 : 다음 영화)


그렇다면 영화가 담고 있는 실제 사건은 과연 어떤 사건일까요? 바로 1930년 대만에서 일어난 ‘우서사건(霧社事件)’입니다. ‘우서(霧社)’라는 말은 안개 무(霧)에 마을을 의미하는 사(社)가 덧붙여진 ‘안개가 낀 마을’이라는 뜻으로 실제 지명입니다. 이 곳에서 당시 일본에 대항한 대만 원주민의 무장 투쟁 사건이 곧 ‘우서사건’이죠.

 이 사건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영화가 보여주듯이 18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겠습니다. 같은 해에 발발한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패배하면서 이듬해 체결한 시모노세키 조약에 따라 대만은 일본의 식민지가 됩니다. 1945년 일본의 패망까지 51년간의 식민 통치 기간 동안 대만에서 일어난 항쟁 사건 중 가장 큰 규모로 손꼽히는 사건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1915년 일어난 초파년(噍吧哖) 사건입니다. 이 대규모 항일 봉기는 대만 내 한족이 중심이 되어 일본 군경과 대규모 전투를 벌인 사건이죠. 다른 하나가 바로 ‘우서사건’으로 타이아족(아타이알족, 泰雅族)과 시디크족(賽德克族) 등 대만의 원주민이 중심이 되어 우서 지역에서 일으킨 항쟁입니다.

 

당시 우서 지역은 일본의 입장에서는 대만의 여러 지역 가운데서도 식민지화가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곳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가장 큰 항쟁이 일어나게 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우선 영화에서도 잠깐 나왔듯이 노동 착취의 문제가 있습니다. 우서 지역을 근대화된 마을로 만들기 위해 일본은 지역의 원주민들에게 과도한 노동을 시키고 역시 그에 대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원주민들과 일본 순사들 간의 혼인 문제가 있습니다. 당시 일본 총독부는 원주민 지역을 더 잘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순사들이 족장의 딸과 통혼(通婚)할 것을 적극적으로 장려하였습니다. 시디크족의 족장 모나 루다오(莫那魯道)의 딸 역시 실제로 일본인과 혼인하였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혼인 이후 정상적인 가정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일본 순사들은 대부분 일본에 아내가 있는 이들이었고, 일본이나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나면 혼인한 원주민 여성을 두고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족장 모나 루다오(莫那魯道)와 다른 원주민들이 오랜 식민 생활 속에서 그들의 문화가 무시당하고 파괴되는 것을 보며 쌓아온 반발심이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영화에서와 같이 모나 루다오의 아들과 일본 순사 요시무라 가츠히코(由村一彦 ) 순사 사이에서 생긴 몸싸움이 결국 우서 사건이라는 역사적 항쟁으로 번지게 된 것입니다. 이 둘의 갈등에 대해 말씀드리면, 아들의 결혼식 당일 그는 요시무라 순사에게 술을 권하고 거만한 성격의 요시무라는 원주민들의 문화가 야만적이고 비위생적이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폭행을 가합니다. 여기서 두 사람 간의 격한 몸싸움이 벌어지게 된 것이죠.                                               


우서 사건의 피해 규모를 보면 이 날 일본의 연합운동회에 참여한 일본인이 200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서 사후 통계에 의하면 사망한 남자가 86명 여자가 53명으로 모두 139명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 날 이후에도 시디크족은 항전을 계속하였습니다. 이에 일본은 비행기를 사용해 이 지역 전체를 초토화시키며 사건은 마무리됩니다. 기관총과 대포, 비행기에 맞서 죽음을 각오한 원주민들의 항쟁이 곧 우서 사건이고 영화의 배경입니다.


영화  <워리어스 레인보우 1 : 항전의 시작> 스틸컷 (출처 : 다음 영화)


'투비오어낫투비(TO BE OR NOT TO BE)'

<차이나는 무비 플러스>의 킬러 콘텐츠! '투비오어낫투비(TO BE OR NOT TO BE)’, 말그대로 ‘살릴 것인가 죽일 것인가’, 영화 속에서 죽이고 싶은 캐릭터와 이야기 혹은 더욱 살리고 싶은 캐릭터와 이야기, 장면들을 이야기 하는 코너입니다. 대만의 일본 식민 시기 대만 땅 위에서 대대로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 온 이들이 그것을 지키기 위해 또 저항과 분노의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싸웠던 역사를 다룬 영화 <워리어스 레인보우>에서는 어떤 ‘투비’와 ‘낫투비’가 뽑혔을까요?


지갑은 텅 비었지만 지식은 충만한 '신여성'은 영화의 제목을 ‘낫투비’로 선정했습니다. 중국과 대만 영화에서 자주 느낄 수 있는 아쉬움 때문입니다.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반교 : 디텐션> 뿐만 아니라 중국과 대만의 다른 영화들에서도 영화의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는 제목들이 많이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처럼 영화의 내용을 함축할 수 있으면서도 대중성과 예술성 뿐만 아니라 상업성까지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제목이 많아지기를 기대하면서 제목 <워리어스 레인보우>를 낫투비로 선정했습니다.


자막달린 중국 영화는 필요 없는 자영업은 ‘낫투비’로 테무 왈리스(마지상馬志翔 분)를 죽이고 싶은 캐릭터로 뽑았습니다. 영화 속에서 테무는 족장 모나 루다오(임태경林庆台 분)와 원한 관계에 있는 인물로 그 원한 때문에 이후에는 일본인에 협조하였죠. 실제 우서 사건 당시에는 테무와 같이 일본에 협조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들을 일컬어 ‘미방번(味方蕃)’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번(蕃)’은 이방인, 오랑캐를 의미합니다. 예전부터 중국어로 번(番)은 이방인을 의미했죠. 당시 일본에서도 이러한 친일계 원주민을 미카타번(みかたばん, 味方蕃)이라 불렀습니다. 당시 일본은 원주민을 진압할 때도 이들을 이용해 서로가 서로에게 총을 겨누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이이제이(以夷制夷)” 혹은 “이번제번(以蕃制蕃)”이라 불리는 부족간 이간 정책을 펼친 것입니다. 이러한 아픔을 보며 테무를 ‘낫투비’로 뽑았습니다.


너무도 참혹한 항쟁을 다룬 영화이기 때문에 투비를 고르기 쉽지 않은 영화이지만, 이루고 싶은 꿈이 많아 잠도 많은 '꿈꾸미'는 ‘투비’를 뽑았습니다. 우서 사건에 희생당한 모든 이들의 명복을 바라는 마음에서 희생자 모두가 영화 <워리어스 레인보우>의 ‘투비’입니다. 영화에서도 나왔지만 일부 대만 원주민의 문화에서 머리를 베는 것이 영웅스러움의 표현이였기에 우서 사건 당시 일본인 희생자들은 참혹하게 희생당하였죠. 이에 대해 당시 일본측은 저항 세력 원주민의 머리를 가져오면 그 대가로 현상금을 지급하는 지시를 하였는데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과 어린이들까지 포함하는 악랄한 모습을 보였죠.

 이렇게 잔인하게 희생당한 이들 뿐만 아니라 스스로 자결할 수 밖에 없었던 시대의 희생자들 역시 ‘투비’에 포함됩니다. 영화 속에서는 하노카 이치로(花岗一郎분)가 이러한 인물 중 한 명으로 등장합니다. 실제 인물이기도 한 이치로는 대만 원주민 출신으로 대만에서 일본식 교육을 받고 일본식으로 생활 하며 일본 경찰으로서 일본 파출소에서 일하는, ‘일본인에 의해 고도로 일본화 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인으로 사는 것 같지만 반란을 밀고하지도 않고, 후에는 무기가 있는 곳을 원주민들에게 알려주기도 하는 등 계속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던 이치로는 항전이 시작되기 전 그의 아내 하나코와 함께 자결을 합니다. 결국 이치로는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없는 정체성의 경계들 사이에 낀 사람, 즉 태어날 때부터 본인의 정체성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존재들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머리와 몸으로 받아들인 모든 것들 가운데 어디서부터 내 것이고 어디서부터 내가 강요받은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죠. 도저히 자기 자신은 분간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자결할 수 밖에 없었던 존재들도 영화를 통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영화는 문명과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항일 영화로 읽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만 원주민들의 항쟁은 국가 혹은 민족을 위한 투쟁이라기 보다는 피로써 조상의 혼을 기린다는 의미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족 전체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개인의 갈등과 고민에 대해서는 섬세하게 다루지 못한 것이죠.


영화 <워리어스 레인보우 1 : 항전의 시작> 스틸컷 (출처 : 다음 영화)


이런 의미에서 책을 사랑하는 책사는 요시무라 순사 캐릭터를 ‘낫투비’로 선정했습니다. 영화 초반부에는 족장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문명과 문명 아닌 또다른 사회,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개인의 정체성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었는데 요시무라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항일의 코드가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영화 속 이름 없이 쓰러져간 대만 원주민을 기리고 애매모호한 요시무라와 족장의 이야기에 아쉬움을 표하며 ‘투비오어낫투비(TO BE OR NOT TO BE)’를 마치겠습니다.


인문학 드레싱’

영화를 보고 떠오른 역사, 문학, 음악, 철학 등 인문학적 감성을 더하여 더욱 풍요롭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시간, ‘인문학 드레싱’입니다.


자영업이 <워리어스 레인보우>에 곁들일 드레싱은 대만 원주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에는 일본인, 중국 본토에서 넘어온 한족(漢族)들,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다양한 원주민들까지 복잡한 대만 사회의 인구 구성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대만의 인구 구성이 어떻게 변화해왔는가에 대한 역사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인구 구성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민족(民族, nation) 개념을 주로 쓰는데 비해 대만에서는 민족 개념 보다는 에스닉(ethnic), 중국식으로 표현하면 종족의 무리라는 뜻의 족군(族群)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이 개념은 민족이라는 개념보다 근대적인 의미가 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만에는 4대 에스닉 그룹(ethnic group) 있다고 합니다. 첫번째로 대만 원주민이 있습니다. 한족이 대만으로 이주해오기 이전부터 대만 땅에서 삶을 가꿔온 이들이죠. 이들은 대만 인구의 2% 밖에 차지하지 않는 소수이기는 하지만 이들 전체가 또 하나의 원주민 그룹으로 묶일 수는 없습니다. 각 부족마다 문화나 풍습, 언어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죠. 원주민은 또 크게 평지에 사는 평포족(平埔族)과 산악지에 사는 고산족(高山族)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이 고산족이라는 표현도 우서사건 이후에 생기게 된 표현입니다. 앞서 말했듯 ‘번’이라는 표현이 멸칭이기 때문에 사건 이후 일본 정부가 일종의 회유책으로 중립적인 표현으로 고산족이라는 표현으로 그들을 부르기 시작한 것이죠.


대만의 민족 구성 지도 (출처 :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Ketagalan_people)


 그 다음으로는 민남인(閩南人)이 있습니다. 인구 구성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그룹입니다. 중국에는 여러 성(省) 마다 약자가 있습니다. 가령 베이징은 경(京, 도읍 경), 상하이는 호(滬, 강 이름 호)라는 약자가 있습니다. 민남인에서 민(閩)은 대만과 마주보고 있는 중국의 성(省)인 복건성의 약자로 민남인은 복건성 남부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17세기 무렵 명나라가 청나라에게 패망하면서 청나라에 반대하는 명나라 잔존세력들이 정성공(鄭成功)을 중심으로 대만으로 넘어오면서 이후 계속 대만에 정착하게 된 이들이 민남인이죠. 이때 같이 넘어온 이들이 있는데 이들이 객가인(客家人)입니다. 민남인과 객가인을 묶어 본성인(本省人)이라고 하고, 이후에 들어오게 된 이들을 외성인(外省人)으로 구분합니다. 이들은 1949년 장제스(蔣介石)가 중국 본토에서 공산당에 패배하면서 대만으로 후퇴할 때 같이 넘어온 사람들입니다. 


결국 원주민을 제외하면 모두 한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너온 시기에 따라 다르게 구분되는 것이죠. 이렇게 한족들이 몰려와 살게 되고, 원주민은 그 수 자체도 적었을 뿐더라 산악 지대에 주로 살았기 때문에 대만의 평지를 이주민들에게 내주고 계속해서 산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대만 사회의 주요 갈등 중 하나로 이야기 되는 본성인과 외성인 사이의 갈등 역시 사실은 원주민을 배제한 갈등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1980년대부터 범원주민 운동 등이 이루어지면서 원주민 국회의원 할당제가 생기고, 대학 입시에 혜택을 주는 등 원주민을 지원하는 여러 정책들이 생겨났습니다. 이 제도들이 잘 지켜지고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살펴봐야겠죠.


 꿈꾸미도 대만 원주민과 관련된 드레싱을 가져왔는데요. 대만 원주민 출신 작가 ‘바다이’가 대만 원주민의 이야기를 소재로 쓴 단편소설집 『생강로드』 입니다. 책은 제목 ‘실크로드’처럼 주인공이 밭에서 캐낸 생강을 팔러가는 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에 실린 총 23편의 단편소설 중에는 굉장히 짧은 소설도 있어서 읽는데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각각의 단편 소설들은 원주민이라는 이국적인 것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합니다. 원주민들의 문화적인 특성, 종교의식, 사냥 방법과 농사 방법부터 근대화되면서 원주민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한족들과 어떻게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지에 대한 내용까지 원주민들의 삶 전반을 다루기 때문이죠. 그러면서도 작가는 원주민의 대만 사회에서의 위치를 놓치지 않습니다. 한족들이 원주민들을 타자화 하면서 원주민에 대한 정체성을 형성해나갔다는 비판점이죠. 하지만 이것을 단순한 한족과 원주민 사이의 갈등으로만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원주민 내부의 문제까지 폭로하고 고발합니다. 원주민 사회 내부의 문제점에도 자기 비판적인 시선을 날카롭게 보여주는 것이죠. 바로 이 지점이 이 책을 주목할만한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새로운 문제의식과 비판점들을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이 책과 <워리어스 레인보우>를 함께 보면 영화 속 원주민들 사이의 갈등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바다이(巴代) 지음, 임대근 옮김, 『생강로드』, HUINE, 2020. 


자영업도 책 한권을 인문학 드레싱으로 가져왔습니다. 대만 역사가 아주 잘 정리된 책으로 국립대만대 주완요(周婉窈) 역사학과 교수가 쓴 <대만 : 아름다운 섬, 슬픈 역사>입니다. 책은 선사 시대부터 일제 식민지 시기까지의 대만 역사를 다루면서도 200쪽이 되지 않아 역시 읽는데 큰 부담은 없기 때문에 대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계신분들 또 영화를 통해 대만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분들이라면 한번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몇 년 전에 출판된 증보판에는 <반교 : 디텐션>에서 다룬 대만의 계엄 시기까지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증보판은 아직 번역이 되지 않았지만 대만의 민주화 운동도 담겨 있다고 하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증보판을 기다리며 먼저 책의 앞 내용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신여성은 철학자의 한 마디를 <워리어스 레인보우>에 얹을 드레싱으로 가져왔습니다. 

어느 누구도 “지구상의 어떤 장소에 있을 권리를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갖고 있지 않다.”

이방인이 타지 사람의 땅에 도착했다는 이유로 타지 사람에 의해 적대적으로 취급받지 않을 권리 한 이야기인데요, 바로 독일의 철학자 칸트가 한 말입니다. 간혹 일본 우익인사들이 근대화 식민지론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반성해야 할 일들은 원주민 역사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지켜온 삶의 터전을 당연하게 파괴하고 혈통을 끊어놓은 것이며, 이러한 문제들은 더 많이 반성하고 사과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세기 동아시아 곳곳에서 타인의 삶을 짓밟은 일본 사람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한 마디입니다. 


책사는 대만 원주민에 대해 인문학 드레싱으로 가져왔습니다. 바로 대만 아미족의 결혼 노래입니다. 대만 관련 뉴스들을 접하다보면 원주민 출신 인물들에 대한 기사를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영화에 출연한 비비안 수(徐若瑄, 타카야마 하츠코 역) 역시 원주민 출신이기도 하고 대만 총통 차이잉원(蔡英文)의 할머니가 원주민이라는 뉴스도 있었죠. 뿐만 아니라 대만에서도 원주민의 문화는 관광 상품으로 개발되어 그들의 춤과 노래, 의례 등을 무용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언젠가 대만을 여행한다면 직접 그들의 문화를 체험해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생각보다 그들의 문화가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고 볼 수도 있죠. 특히 대만 아미족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트로트의 분위기도 느껴볼 수 있는데요. 


https://www.youtube.com/watch?v=ph1UxJuL3a4

(출처 유튜브 채널 : 安靜保持)


다음에 또 좋은 영화로 찾아오겠습니다! 영화 이야기에 인문학을 얹었다! 

한중일 횡단 토크쇼 <차이나는 무비 플러스>! 



ㅣ팟캐스트ㅣ
 더 자세한 내용을 들으시려면 다음의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www.podbbang.com/ch/13254        


또 있습니다. 팟티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https://www.podty.me/cast/182234 


ㅣ네이버 오디오 클립ㅣ

오디오클립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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